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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전국 표심 ‘바로미터’ 인천…유정복 수성이냐, 민주 탈환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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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민주당, 문재인 정부·당 고공지지율 우위 선점

한국당, ‘필승 카드’ 유정복 시장 띄우기 집중

사상 첫 다당제 지방선거…1여 4야 대결구도

후보 단일화 등 막판 변수…판세 변화에 주목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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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표심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인천은 선거 때마다 정국상황에 따라 표심이 요동쳤다. 지난 수차례의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에서 인천의 표심이 전국 득표율이나 정치지형과 비슷하게 나타나는 양상을 띠면서 정치풍향계가 된 셈이다. 여야가 인천시장 선거에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6·13지방선거 시·도지사 예비후보자 등록이 본격화하면서 인천시장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여야 후보군의 행보도 빨라졌다. 문재인 정부와 여당의 높은 지지율 속에 치러지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 유정복 인천시장의 수성이냐, 더불어민주당의 탈환이냐에 관심에 쏠리고 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한 바른미래당과 국민의당 통합 반대파가 주축인 민주평화당, 정의당도 단독 출마를 선언하면서 1여 4야 구도가 선거에 미칠 영향도 관전 포인트다.

■탈환 노리는 더불어민주당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과 당의 높은 지지율에,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 후보군이 우위를 점하는 것으로 나오면서 한층 고무된 분위기다. 본선보다 내부 경선을 통과하기가 더 어렵다는 얘기가 나온다.

우선 홍미영(62·여) 부평구청장이 가장 먼저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12월 공식 출마 선언을 한 홍 구청장은 지난달 ‘사람 사는 세상이 온다’ 출판기념회를 여는 등 세몰이에 돌입했다. 이달 26일에는 구청장직도 사퇴하고, 예비후보를 등록한 뒤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선다. 홍구청장은 1980년대 인천의 부둣가 달동네에서 비영리 공부방을 운영하며, 지역운동을 시작으로 구의원과 시의원, 17대 국회의원에 이어 재선의 구청장으로 당선됐다.

현역 국회의원인 박남춘(59·인천 남동갑) 의원도 지난 12일 인천시당위원장과 최고위원 자리를 내놓고 도전 의지를 피력했다. 해양수산부 공무원 출신인 박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 청와대에서 인사수석 등을 거치면서 행정과 입법 경험을 토대로 인천시당위원장까지 맡아 지역 기반을 다져왔다. ‘뼈노(뼛속까지 친노무현)’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박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 기조에 가장 부합하는 인물이라고 주장한다.

이 밖에도 민선5기 송영길 인천시장 당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김교흥(57) 국회 사무총장도 경선에 참여할 것으로 점쳐진다. 출마를 저울질하던 윤관석(57·인천 남동을) 의원은 공석인 인천시당위원장에 임명되면서 불출마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민주당은 중앙당에서 광역·기초단체장 후보 경선에서 ‘권리당원 50%+여론조사 50%’ 비율을 적용하기로 확정했다. 여성 후보는 득표수의 10%를 가점으로 주고, 선출직 임기를 4분의 3 이상을 채우지 못하고 출마할 경우 득표수의 10%를 감점한다. 여기에 출마자의 정체성·기여도·의정활동 능력·도덕성·당선 가능성 등을 종합 심사해 공천심사의 가·감산 적용도 있어 경선 후보 간 박빙의 승부가 전망된다.

■‘대세 유정복’ 외치는 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은 일찌감치 현 유정복 시장에 대한 공천을 확정했다. 홍준표 대표를 비롯해 민경욱 인천시당위원장은 공개 석상에서 ‘필승 카드’라며 유 시장의 재선에 힘을 보태겠다는 뜻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 일찌감치 공천을 확정지은 유 시장은 제2 대 도시성장을 이라는 ‘서인부대(서울-인천-부산-대구)’를 앞세워 정쟁을 통한 마케팅에 분주한 모습이다. 경제발전과 도시 규모에서 부산을 제치고 2대 도시 도약을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한 것이다. 전국 유일의 지방재정 주의단체 탈출과 서인부대를 승부수로 띄워 재선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정당지지율 등 여러 면에서 약세인 유 시장은 그러나 “해 볼 만한 싸움”이라며 재선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행정고시 출신인 유 시장은 1995년 김포시장 당선을 비롯해 3차례의 국회의원, 인천광역시장 선거까지 모두 당선되는 저력을 보여줬다. 2002년 김포시장 3선 도전에서 한차례 쓴 맛을 봤을 뿐 이후 승승장구했다. 자유한국당이 경선 없이 ‘믿고 쓰는 필승 카드’라고 선택한 이유 중 하나다. 유 시장은 현역 프리미엄을 충분히 누린 뒤 후보 등록 시점을 임박해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에서는 문병호 전 의원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한 바른미래당 옷을 입고 출마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응호 정의당 인천시당위원장도 지난 13일 공식 출마를 선언했고, 국민의당 통합 반대파 중심의 민주평화당도 조만간 후보를 낼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1여 4야 대결구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후보 단일화 등 선거 변수…관전 포인트는?

이번 인천시장 선거는 지방정권 교체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친박 실세를 앞세운 이른바 ‘힘 있는 시장’을 앞세워 당선된 유 시장이 다시 인천의 표심을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또 민주당 경선에서 박남춘 의원이 후보로 결정되면 유 시장과 제물포고 1년 선후배 간 대결구도로, 홍미영 구청장이 선택받으면 인천시장 선거 최초의 남녀 성 대결구도 형국이어서 흥미롭다. 김교흥 사무총장이 선출되면 송영길 전 지방정권과 현 정권 간 ‘정권심판’적 대결 국면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의 등장으로 인천지역 야권의 재편도 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당제 상황에서 처음 치르는 이번 지방선거는 그동안 전개된 양상과 다르게 진행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후보 단일화도 변수다. 야권은 모두 독자 노선을 강조하고 있지만, 선거가 막판으로 치달으면 보수와 진보 성향 후보 간 전략적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역정가 한 인사는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고공 지지율에 언론에서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라는 바닥 정서를 전하고 있지만, 실상은 각축전이 될 공산이 크다”며 “특히 ‘흥한 집안’인 민주당이 잡음 없이 경선을 치를 수 있을지가 승패를 가르는 결정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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