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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TF체험기] '한 대 피우고 들어가도…' 궐련형 전자담배 냄새 진짜 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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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출시된 궐련형 전자담배는 재가 없고 냄새가 덜해 흡연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한국필립모리스, BAT 코리아, KT&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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궐련형 전자담배, 일반 담배와 비교해 냄새가 덜 한 것은 사실?

[더팩트ㅣ이성로 기자] 어른, 아이할 것 없이 온 가족이 모이는 설 연휴. 진정한 새해가 시작되는 만큼 금연에 대한 이야기도 쉽게 들을 수 있다. 어떤 이는 이를 악물고 금연을 선언하기도 하고, 또 다른 어떤 이는 가족으로부터 금연 권유를 받기도 한다. 사실, 금연을 생각하지 않은 흡연자들에게 '담배 좀 끊어라'라는 조언은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있다.

지난해 한반도를 강타한 궐련형 전자담배. 불로 태우는 일반 담배와 다르게 담뱃잎을 원료로 만든 연초형 고형물을 충전식 장치에 꽂아 열로 찌는 방식이다. 담뱃잎을 태우지 않고 가열해 연기나 재가 발생하지 않고, 기존 담배 연기에 비해 유해 물질을 평균 90% 이상 낮췄다고 알려지면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특히, 일반 연초와 비교해 담배 냄새가 덜해 가정을 꾸리고 있는 기혼자 흡연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담배를 피우고도 눈치 보지 않고 가족들에게 꺼리낌없이 다가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설을 맞아 온 가족이 모이는 자리. 대부분 흡연자는 실외에서 실내로 이동하기 전에 흡연 욕구를 강하게 생긴다. 그렇다면 가족을 만나기 전에 담배를 피우고 들어가도 냄새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까.

<더팩트>가 현재 국내에서 출시된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 '글로', '릴'로 직접 실험해봤다. 연초는 각각 히츠 그린, 네오스틱 프렛시 믹스, 핏 체인지업을 사용했다. 시간을 두고 세 개 제품을 흡연한 뒤 곧바로 비흡연자들(6명)에게 다가가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눈 뒤 "혹시 어디서 담배 냄새나는 거 같지 않나?"라고 질문을 던졌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대부분 비흡연자는 "특별히 담배 냄새를 맡을 수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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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코스, 글로, 릴을 흡연한 뒤 비흡연자에게 다가가 흡연 여부를 물었으나 대부분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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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아이코스는 흡연하고 난 뒤 사람들의 반응은 모두 "담배 냄새는 전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흡연자의 몸쪽으로 다가와 적극적으로 냄새를 맡아도 특별한 담배 냄새는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특히, 흡연자 아버지를 둔 6세 아이는 흡연자는 "분명히 담배 피우고 온 것 같은데"라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고, 실험자의 입까지 검사했지만, "담배 냄새는 나지 않는다"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어진 글로의 릴의 실험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나왔다. 글로를 흡연하고 난 뒤 비흡연자에게 다가갔으나 흡연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한 비흡연자가 실험자의 입안까지 냄새를 맡고 나서야 흡연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릴로 흡연한 뒤에는 6명 비흡연자 가운데 한 흡연자만이 "조금 나는 것 같다"라는 반응을 보였고, 나머지 비흡연자들은 "특별히 무슨 냄새가 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이코스 흡연 뒤 단 한 명의 비흡연자도 흡연 사실을 몰랐지만, 글로와 릴은 한 명의 비흡연자에게 흡연 의심을 받았다. 확신할 순 없지만 흡연 시간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아이코스가 12모금으로 흡연이 끝나는 것과 다르게 글로와 릴은 각각 3분 30초, 4분 20초 동안 모금 횟수에 구애받지 않는다. 평균적으로 20여 모금을 흡연할 수 있다.

한 40대 아이코스 흡연자는 "배우자가 담배 냄새에 엄청 민감한데, 궐련형 전자담배로 전환하고 나선 흡연 뒤 곧바로 집으로 들어가도 괜찮다"며 환희 웃어 보였다. 두 자녀를 둔 30대 릴 흡연자 역시 "아이들이 담배 냄새를 엄청 싫어하는데, 릴로 흡연한 뒤에는 눈치 보지 않고 흡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궐련형 전자담배가 냄새가 덜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냄새와 유해성은 비례하진 않을 것이다. 궐련형 전자담배를 출시한 업체들은 모두 "일반 담배와 비교해 유해성이 덜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자사 실험 결과를 두고 한 말이다.

다만, 궐련형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와 비교해 담배 냄새가 덜 한 것은 사실이다. 건강과 가정의 평화를 위해선 '금연'이 최고의 선택이다. 하지만, 금연 의지가 없는 흡연자들에겐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적어도 담배 냄새로 주변 비흡연자들의 원성을 사는 일은 덜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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