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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美 플로리다 고교 총격범 "악령 지시 따랐다"…FBI "제보 받고 묵살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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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미국 플로리다 주 고교 총기 난사범 니콜라스 크루스가 법정에 들어서고 있는 모습.


미국 플로리다 주 고등학교에서 모두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기 난사범 니콜라스 크루스(19)가 “악령의 지시를 들었다”는 기이한 진술을 내놨다고 ABC방송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크루스는 경찰 수사관들에게 “공격을 실행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머릿속으로 그런 음성을 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루스는 “그것은 악령의 목소리였다”고도 말했다.

실제 총격범은 정신적으로도 문제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BC방송은 “총격범은 친구 없이 주로 혼자만의 세계에서 10대 시절을 보냈고 총기에 집착했다”고 전했다.

앞서 총격범은 지난 14일 오후 반자동 소총인 AR-15를 소지한 채 플로리다 주의고등학교에 들어가 1시간 넘게 교실 안팎을 오가며 총격을 가했다.

이 사건으로 17명이 숨지고 16명이 부상했다. 총격범은 총기를 난사한 뒤 학교를 빠져나갔다가 부근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한편 이번 사건에 대한 결정적 제보가 지난달 미 연방수사국(FBI)에 접수됐는데도 FBI가 이를 놓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A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FBI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총격범 니콜라스 크루스의 지인으로부터 지난달 5일 크루스가 범행을 계획하고 있다는 제보 전화가 접수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발신자가 제보 전화를 통해 크루스가 총기를 가지고 있고 살인을 계획하고 있으며 불안한 내용의 게시물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등 학교 총격 사건을 일으킬 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지만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이 정보는 FBI의 마이애미 지국에 전달돼 조사가 이뤄져야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고 시인하면서 “끔찍한 비극을 겪은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고통을 더 안겨드린 데 대해 깊은 유감을 전한다”고 말했다.

추영준 기자 yjch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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