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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추사 김정희가 난(蘭) 그림 속에서 숨겨 놓은 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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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새책]'추사난화'…조선 말기 시대의 모순을 혁파하고자 했던 추사 선생의 메시지]

머니투데이

조선말기 학자이자 예술가 추사 김정희. 추사체라는 최고의 서체를 개발한 서예가지만 평가는 극과극이다. 추사를 좋아하는 이들은 추사를 떠올리며 독창적인 개성을 지닌 빼어난 예술가라 하고, 반대로 추사를 폄하하는 쪽은 독선적이고 권력욕이 강한 정치가라고 평한다.

추사가 남긴 작품들에 대한 미술사가들의 해석도 분분하다. 본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모호한 미사여구로 꿰어 맞추는가 하면 글귀까지 바꿔가며 제멋대로의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예술가의 개성이란 괴팍한 것이니 너그럽게 봐주자는 이도 있단다.

저자는 이러한 엉뚱한 해석들이야말로 추사 선생이 의도한 바였다고 말한다. 조선 말기의 세도정치하에서 정적의 감시를 따돌리고 시대의 모순을 혁파하고자 했던 추사 선생은 난화(蘭畫)속에 난화(蘭話)를 심어 그 뜻을 전하고자했다.

책은 추사의 난향(蘭香)을 온전히 음미하기 위해서는 난의 향이란 것이 본래 어떠했는지 알아야 한다고 전한다. 추사 선생이 추구했던 정치사상의 핵심이 어디서부터 발원하는지 말이다.

책은 추사 선생의 '불이선란'을 중심에 놓고 그 밖의 난화와 선비문예 작품들을 들춰가며 조선의 개혁정치가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읽어낸다. 불이선란은 추사의 시동인 달준(達俊)을 위해 우연히 그린 작품이다. 마음을 내려놓고 무심한 듯 기교없이 난초를 자연스럽게 그린 경지가 유마의 불이선의 경지였다고 적어 '불이선란'이라 불린다. 난초 그림 옆에 여러가지 생각을 담은 제발(題跋)을 네번이나 추가했다. 이를 통해 추사 선생과 그의 작품에 대한 현대 미술사가들의 해설이 왜곡·축소됐다는 것을 밝힌다.

◇추사난화=이성현 지음. 들녘 펴냄. 472쪽/3만5000원.

배영윤 기자 young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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