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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연이은 총기 참사에도 `정신건강`만 탓하는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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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명 학생의 목숨을 앗아간 총기 참사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총기 규제보다는 범인의 정신건강만을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플로리다 총격범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다는 수많은 징후가 있었다"며 "그는 심지어 나쁘고 기괴한 행동 때문에 학교에서 퇴학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웃과 급우들은 범인이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이러한 사례들은 항상 당국에 보고돼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몇 시간 후 TV로 생중계된 대국민 연설에서 그는 이번 총기 난사 사고에 대해 "끔찍한 폭력·증오·악의 광경"으로 부르며 희생자를 애도했다. 그러면서도 "어려운 정신건강 문제와 씨름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대해 범인의 정신 상태에만 원인을 돌렸을 뿐 문제의 핵심인 총기 소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총기규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 너그러운 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1월 텍사스주의 한 교회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로 26명이 숨지고 20여 명이 부상했을 때도 그는 "총기 문제가 아니라 가장 높은 수준의 건강문제"라고 규정했다. 라스베이거스 총기 참사가 발생한 같은 해 10월에는 범인을 "매우 매우 아픈 사람", "미친 사람"이라고 언급하며 "총기 추가 규제 가능성은 얘기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총격 전 범인의 이상행동을 알았더라도 당국이 그를 막기 위해 무엇을 해야 했는지는 분명치 않다"며 "범인은 소셜미디어에 총기 사진을 올리기도 했지만, 총기구매는 합법이었다"고 비판했다.

총기규제 논란만 거듭하는 사이 미국의 현실은 날로 악화하고 있다.

비영리단체 총기 사건 아카이브(Gun Violence Archive)에 따르면 미국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은 올해에만 30건에 달한다. 1.5일간 한 건씩 발생한 셈이다. 이날까지 1843명이 숨졌고 3176명이 다쳤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미국은 선진국 중 총기 사망률이 가장 높은 나라로 미국인이 총격으로 인해 사망할 확률은 영국인보다 51배 높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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