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 소나무가 그려진 2018년도 연하장. 위성욱 기자 |
자수장 한상수씨가 장생(長生)을 상징하는 학과 소나무를 수놓고 있다. [중앙 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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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답은 두루미와 소나무는 생태적으로 같이 하지 않지만 비슷한 의미를 갖고 있어 함께 그리는 것이다. 두루미는 십장생으로 장수하는 새이며 예로부터 천수(天壽)를 상징한다. 소나무는 백수(白壽)를 상징한다. 특히 두루미는 한·중·일 모두 새 중의 으뜸으로 여겨 화투에서도 1월에 나타난다. 소나무도 정월 즉 음력 1월을 나타내 화투에서 1월에 두루미와 소나무가 함께 배치되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가도마쓰라(門松)라고 정월 초하루부터 1주일 동안 소나무 가지를 문 앞에 걸어두고 복을 비는 풍습도 있다.
학과 소나무가 그려진 2018년도 연하장. 위성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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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과 소나무 우표. [사진 우정사업본부] |
두루미.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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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철원 평야에서 겨울을 보내고 있는 천연기념물 두루미. [중앙 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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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미는 한자로는 학(鶴)이라 쓰고 우리말로 두루미라 부른다. 또 학이 천년을 살면 청학이 되고 도교(道敎)에서 말하는 신선이 타고 다니는 새가 된다. 지리산 청학동의 청학도 바로 이 두루미를 의미한다. 두루미는 동양의 3대 종교인 유교·불교·도교에서 가장 소중한 새로 대접 받았다.
전영록의 노래 종이학은 ‘천 번을 접어야만 학이 되는 사연’이 나온다. 지금 어른들 중 상당수는 종이학을 천마리 접으면 소원이나 사랑이 이뤄진다고 해 한번쯤 시도해 봤을 것이다. 그런데 종이학의 기원은 1945년 일본 히로시마와 관련이 있다.
일본 히로시마 원폭 투하 72주년 때 한국인 희생자 위령제가 히로시마 평화공원에서 열렸다. [EP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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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학의 원조로 알려진 사사키 사다코 동상. [사진 히로시마 평화기념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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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 가면 종이학을 들고 있는 소녀 동상이 있다. 2살 때인 1945년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에 피폭 당해 10년 후인 12살의 어린 나이로 백혈병으로 생을 마감한 슬픈 사연이 담겨 있다. 이 소녀의 이름은 사사키 사다코다. 당시 일본에는 전쟁 나간 군인에게 천마리 종이학을 접어 보내면 전쟁에서 죽지 않고 살아 돌아온다는 믿음이 있었다. 이 소녀도 종이학 1000마리를 접으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믿음으로 학을 접었지만 결국 1000마리를 다 접지 못하고 죽었다. 그 후 이 소녀의 슬픈 이야기가 퍼져 나갔다.
강원도 철원 평야에서 겨울을 보내고 있는 천연기념물 두루미가 떼를 지어 날아가고 있다. [중앙 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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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생태를 연구해 온 경남교육청 체육건강과 정대수 장학사는 “두루미는 이제 지구상에 몇 천 마리 밖에 남지 않은 멸종 위기종이 되었다”며 “두루미의 생태나 문화적 의미를 알고 연하장과 우표, 혹은 한국화 등에 나타난 두루미를 바라보면 우리 문화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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