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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文대통령, 北대표단 5차례 만남…남북관계 '압축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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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김여정 '평양 초청장'…文 "만남 불씨 횃불로 키우자"(종합)]

머니투데이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김여정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11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극장에서 삼지연 관현악단을 비롯한 북한 예술단의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2018.2.11/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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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고위급 대표단이 2박3일 국내 일정을 마치고 11일 오후 북으로 귀환했다. 명목상 북한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정은 노동당위원장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포함된 대표단은 10일 청와대에서 "빠른 시일 안에 만날 용의가 있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를 문재인 대통령에 전했다. 남북 단일팀도 응원하는 등 광폭 일정이었다.

북한 대표단은 이날 오후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의 국립극장 공연을 관람했다. 문 대통령 내외가 함께 공연을 감상했다. 우리 측은 이날 하루에만 이낙연 국무총리의 오찬, 공연에 앞서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주재 비공개 환송만찬을 마련하는 등 마지막까지 정중히 대접했다.

문 대통령은 국립극장 공연 전 북한 고위 대표단을 만나 "이 만남의 불씨를 키위서 횃불이 될 수 있도록 남북이 협력하자"고 말했다. 앞서 김여정 부부장은 임 실장 주재 환송만찬에서 "하나되는 그날을 앞당겨 평양에서 반가운 분들 다시 만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표단은 공연 후 문 대통령의 환송을 받으며 인천공항으로 이동했다. 이어 지난 9일 방남 때처럼 조명균 통일부장관의 배웅을 받으며 전용기편으로 북으로 돌아갔다.

지난해만 해도 상상하기 어렵던 북한 최고위급 인사의 등장에 세계가 주목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이른바 백두혈통(김일성 가족)으로는 처음 한국전쟁 후 한국땅을 밟았다. 이들에게 쏠린 관심은 10일 문 대통령에게 평양 방문을 초청할 때 최고조에 달했다.

김영남 단장 등은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과 오찬을 겸해 접견을 가졌다. 김여정 부부장은 이 자리에서 푸른색 서류철을 문 대통령에 건네고 "문재인 대통령을 빠른 시일 안에 만날 용의가 있다. 편하신 시간에 북한을 방문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의사를 구두로 전달했다.

김 부부장이 오빠인 김정은 위원장 친서를 전달하리란 것은 예상됐지만, 평양방문 제안은 파격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국제사회의 고강도 제재 국면을 탈피하고 한·미 사이에 '불씨'를 던져 남북대화에 주도권을 쥐는 등 다양한 노림수란 해석이다.

문 대통령은 문서를 읽고 김 부부장에게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서 (방북을) 성사시켜 나가자"고 화답했다. 청와대는 "수락의사를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인정했다. 단 한·미관계 등 다양한 변수를 의식,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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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3일의 방남 일정을 마친 김여정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11일 저녁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북한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날 오후 모든 일정을 마친 김여정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은 전용기 편으로 인천공항을 출발해 평양으로 돌아갔다. 2018.2.11/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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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삼지연 악단 공연, 청와대 오찬 말고도 세 차례나 더 김영남 위원장을 만나는 성의를 보였다. 사흘간 모두 다섯번이다. 첫 만남은 9일 강원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리셉션. 김영남 위원장은 문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한정 중국 상무위원 등과 함께 헤드테이블에 앉았다.

올림픽 개막식이 두번째였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내외가 VIP 구역 맨 앞줄, 김영남·김여정 일행이 뒷줄에 앉았다. '한반도 운전자론'에 빗대 문 대통령이 자동차 운전석에, 북한 대표단이 뒷좌석에 앉은 셈이다. 북한 대표단은 10일 청와대 오찬에 이어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문 대통령을 다시 만났다. 이들은 함께 대화를 나누고, 때로 일어서서 박수치며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을 응원했다.

청와대는 경제의 압축성장처럼 남북관계도 '압축회복'하는 것 아니냐는 데에 "자연스러운 일정이었다"라고 밝혔다. 대표단이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온 만큼 개막식, 남북 단일팀 경기 등 문 대통령과 만날 계기가 이어졌다는 것이다. 한편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김영남 위원장의 북·미 접촉은 이뤄지지 않았다.

김성휘 기자 sunny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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