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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한파에 난방비 '폭탄'… 옥천 시설농가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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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채소·딸기 등 생육 부진

한 달 기름값만 수백만원

생산량 크게 줄어 '이중고'

깻잎 냉해로 출하 포기도

충청일보

충북 옥천 군북면에서 쌈 채소 농사를 짓는 김응배·김은선씨 부부가 한파로 생육이 부진한 레드치커리를 바라보며 한숨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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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옥천 군북면에서 쌈 채소 농사를 짓는 김응배ㆍ김은선씨 부부가 한파로 생육이 부진한 레드치커리를 바라보며 한숨을 짓고 있다.
[옥천=충청일보 이능희기자] "살다 살다 올해 같이 추운 날은 처음입니다. 생산량은 줄고 난방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아주 죽을 맛이에요."

충북 옥천지역의 시설 재배농가들이 연일 이어진 한파로 울상을 짓고 있다.

군북면 쌈 채소 재배농가는 최근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강추위가 계속되면서 생산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가량 급감했다.

생육도 부진한데다 난방비 부담이 커지면서 농가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겨울철에는 보통 7일 간격으로 수확하는데, 요즘은 한파로 성장이 더뎌 10일이 지나야 수확이 가능하다.

2중 비닐하우스에 지하수를 끌어올려 수막재배를 하고 있지만 낮에도 기온이 크게 낮아 거의 온종일 난방을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전기세가 평년보다 30% 이상 더 나오고 있다.

이 지역에서 21년째 쌈 채소 농사를 짓고 있는 김응배씨(56)는 "기름 값이 너무 올라 올해는 온풍기를 가동하지 않고 있다"며 "생육 부진을 감수하고서라도 '울며 겨자 먹기'로 온실 온도를 낮추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딸기 재배농가도 사정은 마찬가지.

한파가 계속되는 바람에 난방비가 배 이상 들어가 농민들의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난방 유류비가 지난해 보다 30% 이상 늘어나 하우스 온도를 높이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딸기 재배의 생육 적정온도인 영상 10~13도에 맞추지 못해 생육에 지장을 받으며 수확량도 줄어들고 있다.

생산량이 줄었지만, 가격은 예전과 비슷한 1kg당 1만~1만1000원을 유지해 오히려 소득이 감소했다.

군서면에서 딸기농사를 짓는 김종진씨(62)는 "한파로 작황이 좋지 않아 생산량이 20~30% 감소해 소득이 그만큼 줄었다"며 "기름 값도 한 달에 300만~350만원 들어 온풍기를 가동하기가 부담스럽다"고 하소연했다.

깻잎 재배농가들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따뜻한 지하수를 끌어올려 수막을 만들어 하우스 보온을 유지하는 농가들은 밤 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내려가는 날이 이어지자 깻잎이 쭈글쭈글하게 시들어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피해를 봤다.

군서면에서 깻잎을 재배하는 김호명씨(59)는 "생육 부진으로 생산량이 30% 정도 감소했다"면서 "냉해로 깻잎이 마른 채로 까맣게 변해 출하를 못하는 농가도 있다"고 말했다.

이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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