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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블랙리스트 조사한 민중기, 서울중앙지법원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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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 첫 고위법관 인사

민 법원장 포함 10명 ‘우리법’ 출신

법원행정처로 발령 9명 중 5명도

우리법·인권법연구회 회원

내부선 “대법원장 인사통치 시작”

중앙일보

민중기. [연합뉴스]


새 서울중앙지법원장에 ‘사법부 블랙리스트’ 추가조사위원장을 지낸 민중기(59·사법연수원 14기·사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가 임명됐다. 대법원은 2일 이를 포함한 ‘법원장 16명 및 고등법원 부장판사’ 정기인사(13일자)를 발표했다.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후 첫 고위 법관 정기인사다.

민 신임 중앙지법원장은 노동·행정재판 전문가다. 김 대법원장과는 대학 동기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사법부 블랙리스트 추가조사위원장을 맡아 박근혜 정부 청와대와 당시 대법원의 ‘원세훈 재판’ 유착 정황을 발표한 바 있다. 민 신임 법원장을 포함해 이날 인사로 요직에 포진한 10명가량이 김 대법원장이 회장을 했던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다. 법조계 안팎에선 “우리법연구회가 10년 만에 재부상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우리법연구회는 1988년 당시 김용철 대법원장의 연임에 반대해 연판장을 돌린 서울지법 소장 판사들이 만든 판사 모임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 법원 내 파워그룹을 형성했다가 이명박 정부 들어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날 사법연수원장에는 성낙송(60·14기)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 대전고법원장에는 조해현(58·14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광주고법원장에는 최상열(60·14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특허법원장에는 조경란(58·14기)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보임됐다.

대법원은 “인사의 객관성과 공정성 확보에 만전을 기함으로써 적재적소 배치의 원칙을 실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사법연수원 16∼17기의 고등법원 부장판사 9명도 새로 지방법원장에 임명됐다. 16기에선 김용석 서울행정법원장, 최규홍 서울동부지방법원장, 김기정 서울서부지방법원장, 윤준 수원지방법원장, 김필곤 대전지방법원장이 각각 배치됐다.

17기에선 한승 전주지방법원장, 윤성원 광주지방법원장, 이상주 청주지방법원장, 이동원 제주지방법원장이 임명됐다. 또 인천·지방권 가정법원장으로 1명의 고등법원 부장판사와 4명의 지방법원 부장판사가 보임됐다.

인천가정법원장에 최복규 수원지법 부장판사, 대전가정법원장에 한숙희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 부산가정법원장에 구남수 부산고법 부장판사, 울산가정법원장에 남근욱 대구지법 부장판사, 광주가정법원장에 고영구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장이 자리를 옮겼다.

법원행정처 비서실장에는 김환수 특허법원 수석부장판사,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장에는 이승한 대전고법 청주부 부장판사, 사법연수원 수석교수에는 성수제 대구고법 부장판사, 법원도서관장에는 노정희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보임됐다.

이번 인사에서는 법원장 순환보직제에 따라 고등법원 재판부로 복귀했던 법원장 중 5명이 법원장으로 다시 보임되고 현직 법원장 6명이 고등법원 재판부로 새로 복귀했다. 또 현직 법원장 3명이 희망에 따라 원로법관으로 지명돼 1심으로 전보됐다. ‘법관의 꽃’이라 불리는 신임 고법 부장판사는 총 14명이 나왔다. 기수별로는 22기 2명, 23기 4명, 24기 8명이다.

연이은 인사에 법원 내부는 술렁였다. 사법부의 주요 포스트라고 할 수 있는 서울중앙지법·법원행정처 등을 김 대법원장과 ‘코드’가 맞는 인사들로 채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일 인사를 통해 법원행정처에 들어온 9명 중 5명이 진보 성향 법관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 및 우리법연구회 회원이었다. 이들은 행정처 내에서도 요직으로 발령 났다. 김 대법원장은 두 연구회 회장을 지냈다. 익명을 원한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대법원장의 ‘인사 통치’가 시작됐다”고 우려했다. 한편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을 지내고 최근 서울고법내 사법연구직으로 발령받았던 이민걸(17기) 전 기조실장은 이번 인사에서 배제됐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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