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8 (토)

"美FBI 국장, '권한남용 메모' 공개시 사임 가능"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백악관, '트럼프 VS 사법부' 구도 우려

뉴스1

크리스토퍼 레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 © AFP=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정치적 편향' 논란의 근거가 될 수 있는 메모가 공개될 경우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이 사임할 가능성이 있다고 1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다.

CNN은 또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이 레이 국장의 사임이 가져올 파장을 우려하며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레이 국장은 그동안 메모 공개 여부를 놓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데빈 누네스 하원 정보위원회 위원장(공화·캘리포니아)과 갈등해 왔다.

이 메모는 누네스 위원장이 주도해 작성한 4쪽짜리 문건으로 FBI의 해외정보감시법(FISA) 남용 사례를 담고 있다.

이 중에는 FBI가 트럼프 대선캠프의 외교 고문이던 카터 페이지를 조사하기 위해 2016년 6월 비밀감청영장을 발부 받았으며, 그 근거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캠프와 민주당전국위원회(DNC)의 자금을 받은 영국 첩보원이 제공한 일부 정보를 사용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즉, FBI가 적절한 증거 없이 페이지에 대한 영장을 손에 넣었다는 것이다. 하원 정보위 소속 공화당 의원들은 민주당 의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메모 공개 여부를 표결에 부쳤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측은 FBI가 트럼프 대선캠프를 겨냥해 FISA를 부적절하게 남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메모가 공개될 경우 트럼프 대선캠프와 러시아 정부의 유착 의혹인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FBI의 정치적 편향성 속에 진행됐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힘을 받게 된다.

FBI는 앞서 성명을 내고 "우리는 기본적으로 메모의 정확성에 영향을 주는 팩트의 삭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하고 있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레이 국장은 최근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을 찾아가 메모를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연두교서 국정연설을 마친 뒤 문제의 메모를 "100%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르면 2일 메모 공개를 승인할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다수의 소식통들은 메모가 공개될 경우 레이 국장이 사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가 사임 의사를 직접 밝힌 적은 없었지만, 한 관계자는 "부드럽게 말하면서 압박하는(carry a big stick) 것이 그의 모토인 듯하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레이 국장이 사임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사법부가 대립하는 양상으로 비춰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5월에도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이끌던 제임스 코미 당시 FBI 국장을 갑작스럽게 해임해 사법 방해 의혹을 받아 왔다.

백악관 고위 관료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레이 국장을 비롯한 사법부 관계자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해결책을 고심하고 있다. 켈리 비서실장 역시 레이 국장의 사임을 피할 방법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백악관이 그 일환으로 메모의 '편집본' 공개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FBI는 편집본이 문서의 정확도를 떨어트릴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어, 양측의 갈등이 쉽게 해결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CNN은 FBI 내부에 백악관에 맞서는 레이 국장에 대한 만족과 동시에, 레이 국장이 사임할 경우 후임을 물색해야 한다는 부담이 공존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soho0901@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