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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레이더P] [랭킹쇼] 못마땅한 미국, 돌출 일삼는 북한...조율하고 달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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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대화가 시작된 후 한국은 연일 북한과 미국으로부터 ‘한 소리'를 듣고 있다. 북한은 "한미 군사훈련을 중단하라"고 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열병식을 올림픽 전날로 옮겨 진행한다. 미국은 "남북 대화를 지지한다"고 했지만 여전히 의구심을 나타낸다. 그 사이에 낀 우리 정부는 북한과 미국 사이에 조율하고 달래기를 하는 모습이다.

1. "남북대화는 기적" 文 대통령 호소

"기적처럼 만들어낸 대화의 기회를 평창 이후까지 잘 살려 나가는 지혜와 노력이 필요하다."

지난달 2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물꼬를 튼 남북 대화를 잘 이어가자는 의지를 보였다. 문 대통령은 "남북 대화가 미국과 북한 사이의 대화로 이어지게 하고 다양한 대화로 발전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 대화를 북·미 간 대화로까지 연결시켜 최종적으론 한반도 평화 정착을 이루겠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2. 北 "2월 8일 건군절로 지정"

그러나 지난달 23일 북한이 갑작스레 2월 8일을 '건군절'로 공식 지정했고 열병식 움직임을 보였다. 조선중앙통신이 지난달 23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이 2월 8일을 조선인민군 창건일로 22일 발표하였다"며 보도한 것. 당초 북한의 건군절은 정규군 창설일인 2월 8일이었으나 1978년부터 김일성이 정규군의 모태가 된 항일유격대를 조직했다는 4월 25일을 군 창건일로 정해 그렇게 불러왔다.

올해의 경우 2월 8일이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전날이라 논란이 됐다. 한국은 지난 5일 미국과의 연합 군사훈련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북한이 갑작스럽게 건군절 날짜를 변경해 올림픽 개막 전야제에 군 열병식을 개최하는 모양새가 됐다. 더군다나 올해는 조선인민군 창설 7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3. 美 대북 추가 제재

북한의 건군절 변경 이후 미국이 추가로 독자적인 대북제재를 강화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이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도운 중국과 북한 기관 9곳, 북한 출신 개인 16명, 북한 선박 6척에 대해 추가로 제재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는 작년 12월 26일 미국 정부가 자체 제재안을 발표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은 "북한의 제재 회피 책략에 연루된 관리들을 포함해 김정은 정권과 무기 프로그램에 자금을 대는 개인과 기관들을 체계적으로 표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4. 북한 "남과 미, 전쟁연습 영원히 중단해야"

지난달 25일 북한이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등을 주장했다. 전날 북한 정부, 정당, 단체 등이 회의를 열고 김정은 신년사에서 거론된 남북관계 관련 내용을 논의한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25일 "(토론자들이) 올해에 조선반도의 평화적 환경부터 마련해나갈 데 대하여 언급하였다"며 "남조선 당국이 미국과의 전쟁연습을 영원히 중단하고 남조선에 미국의 핵 전략자산들과 침략무력을 끌어들이는 일체 행위들을 걷어치워야 한다고 강조하였다"고 보도했다.

5. 美합참 "평창올림픽 끝나는 즉시 연합군사훈련 재개"

북한의 훈련 중단 요구에 미국이 선을 그었다. 미 합참이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나는 즉시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재개한다고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밝힌 것이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 합참 케네스 매켄지 중장이 "올림픽 기간에는 분쟁을 피하겠지만 올림픽 이후 곧바로 훈련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오는 3월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끝나면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정상적으로 실시한다고 밝혔다.

6. 통일장관 "미국에 신경 많이 쓰고 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로 체류비 등의 대북제재 위반 논란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관련 문제를) 미국에 귀찮아할 정도로 상세하게 알려주겠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재단법인 '한반도평화만들기'가 개최한 '제1차 한반도 전략대화'에 참석해 "미국이 현재 진행되는 상황에 대해 지지도 하지만 우려도 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미국 워싱턴이 우리 정부에 대해 여러 의구심을 갖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해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과의 대화 움직임에 미국이 못마땅해하자 우리 정부가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7. 통일장관 "열병식은 북한 내부용…올림픽과 무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북한이 8일 건군절을 계기로 실시할 것으로 보이는 열병식과 관련해 "북한의 내부적 수요에 따른 행사이고 평창동계올림픽을 겨냥해 갑자기 하는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북한의 열병식은) 평창올림픽과는 무관하며 우연히 날짜가 겹친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북한이 열병식을 올림픽 개막 전날 진행하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군사 위협을 한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그러나 정부가 '이는 별개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9. 美와 조율하느라 마식령 훈련 발표 늦어져

통일부가 지난달 31일 우리 대표단이 북측 마식령스키장 남북 스키선수 공동훈련 참가를 위해 방북한다고 밝혔다. 이날은 대표단이 출발하는 당일로 발표가 다소 늦어진 셈. 통일부는 '미국과의 제재 조율'이 원인이었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해 9월부터 대북제재의 일환으로 북한에 다녀온 비행기는 180일간 미국 내 입항을 금지하고 있다. 우리 방북단은 전세기를 이용해 이날 오전 10시 양양공항을 출발해 북한 원산 갈마공항에 도착해 1박2일 체류했다.

이번 방북에 비행기를 빌려주는 항공사의 경우 미국 영업에 지장이 있을 수도 있어 미국과의 제재 조율이 필요했던 셈. 결국 31일 아침, 통일부는 "제재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국 측과 조율을 완료했다"고 알렸다.

이틀 전 금강산 합동 문화행사는 취소됐지만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은 무사히 넘겼다. 그럼에도 여전히 껄끄러운 부분이 남아있다. 한 정부 당국자는 "김정은이 공들여 만든 마식령스키장에 대해 미국이 불편한 감정이 상당한 듯하다"고 말했다.

[조선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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