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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라이프 스타일] “따뜻한데 귀엽기까지” vs “애들이나 어울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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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거리패션 점령 ‘핫 아이템’

복고풍 패션 트렌드 타고 인기

혜리, 워너원도 SNS에 사진 올려

트렌드, yes or no ⑦ 귀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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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귀를 감는 목도리’란 의미의 ‘귀도리’가 새로운 겨울 액세서리로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 어썸니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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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마다 새로운 유행이 나타난다. 하지만 요즘 대중은 멋쟁이들의 앞서가는 스타일에 무조건 혹하는 건 아니다. ‘트렌드 Yes or No’는 대중적 눈높이에서 판단하는 코너다. 떠오르는 트렌드 중 호불호가 갈릴 만한 옷·액세서리·스타일링 등을 대상으로 삼는다. 당신의 취향은 어느 쪽인가. 이번엔 ‘귀도리’다.

겨울 거리 점령한 ‘귀에 감는 목도리’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린 올겨울엔 전 세계적으로 거대한 담요 스카프, 털모자 등 방한용 패션 아이템들이 나타났다. 그 가운데 국내 패션계에는 독특한 물건이 하나 등장했다. 바로 ‘귀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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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스데이 혜리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귀도리 착용 사진.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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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도리는 니트나 인조모피로 만든 귀마개의 한 종류다. 머리에서 시작해 귀를 둘러 턱 밑에서 끈으로 묶는 형태로, 목도리처럼 귀에 감는다는 의미로 만들어진 신조어다. 다른 말로 ‘이어 머프’(ear muff)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귀마개란 의미일 뿐, 형태는 오히려 우리의 전통 방한용품인 ‘볼끼’에 가깝다.

2016년 겨울 복고 바람과 함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귀도리는 요즘 10대부터 시작해 30대 직장인까지 착용하는 패션 아이템이 됐다. 연예인은 물론이고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엔 귀도리 영상과 사진이 넘쳐난다. 걸스데이 혜리 역시 얼마 전 귀도리를 한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려 17만 개에 달하는 ‘좋아요’를 받았다. 간단한 제작 방법에 귀도리 제작 영상도 인기를 끈다. ‘김무비’란 이름으로 활동하는 여고생 유튜버 김영화(20·비디오빌리지)양이 만든 귀도리 제작 영상은 44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여성스러운 느낌의 액세서리지만 사용자가 여성만으로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인기몰이 중인 남자 아이돌들도 귀도리를 착용하고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끈다. 워너원 박지훈은 지난 1월 11일 한 제과회사가 연 팬사인회에서 핑크 귀도리를 착용해 화제가 됐고, 세븐틴 우지 역시 2017년 12월 목동에서 열린 팬사인회에서 팬이 선물한 니트 귀도리를 그 자리에서 직접 둘러 보여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448명 설문결과, 남성 호감도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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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9일 열린 한복 홍보행사에서 ‘볼끼’를 착용한 개그맨 장도연의 모습. [일간스포츠]


귀도리에 대한 사람들의 시각은 어떨까. 10~50대 남녀 448명(남자 216명, 여자 232명)을 대상으로 의견을 물었다. 조사에는 SM C&C 설문조사 플랫폼 ‘틸리언 프로’를 사용했다.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2.7%(236명)가 ‘좋아 보인다’고 호감을 나타냈다. ‘좋지 않아 보인다’ 고 답한 사람은 25.7%(97명)에 그쳤다. 나머지 25.7%(115명)는‘잘 모르겠다’는 유보적 입장을 나타냈다.

흥미로운 건 호감을 표현한 남성이 여성보다 많았다는 점이다. 여성 응답자 232명 중 45.7%(106명)만이 귀도리에 호감을 나타낸 반면, 남성은 60.2%(130명)나 호감을 나타냈다.

호감의 이유는 남녀 모두 ‘보온성이 좋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이유를 말한 236명의 응답자 중 53%가 ‘따뜻해 보인다’‘보온이 잘 될 것 같다’ 등의 보온 효과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다음으로는 ‘귀엽다’는 의견이 많았다. 여기서도 남성의 응답 비중이 32.3%로 여성(20.7%)보다 10% 이상 높았다. 이외 소수 의견으로는 ‘얼굴이 작아 보인다’‘머리 손질에 신경 안 써도 된다’‘복고 트렌드에 잘 맞는다’ 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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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 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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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호감의 이유는 남녀가 서로 달랐다. 남성은 ‘촌스럽다’가 응답자의 37.3%로 가장 많았다. 이에 반해 여성은 ‘어린이용 아이템’(39.1%)이라는 이유를 가장 많이 들었다. 직장인 김수진(32)씨는 “귀여운 이미지가 있지만 어린이에게나 어울리는 액세서리로 보여 직접 하긴 부담스럽다”며 “대학생 정도라면 도전해봤을 것 같은데 직장인이 하기엔 유치해 보인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직접 귀도리를 해볼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의 43.5%(195명)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 질문에서 역시 답한 남성의 수(102명)가 여성(93명)보다 많았다. 여성성이 강한 액세서리로 보이지만, 남성도 도전해보고 싶은 아이템이란 의미다.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최형진(42)씨는 “따뜻할 것 같고 또 원래 자기 얼굴보다 작아 보이는 효과가 있다”며 “시골 할아버지를 떠올리게 하는 고루한 이미지가 아니라 오히려 패셔너블한 느낌이 나는 귀마개라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성 응답자의 52.8%는 여전히 ‘남성적인 아이템이 아니라서’‘쑥스러워서’ 같은 사회적 분위기를 이유로 귀도리를 착용할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풍성하고 컬러풀한 옷 함께 입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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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원 박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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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기도 유치해 보이기도 한다니 결국 어떻게 연출하느냐가 관건이다. 올겨울 니트 귀도리 상품을 내놓은 패션브랜드 ‘어썸니즈’의 배주희 대표는 “폭신한 느낌이 나는 울이나 퍼 소재 코트와 함께 입을 것”을 제안했다. 따뜻해 보이는 귀도리의 이미지와 통일감을 주는 스타일링이다. 박만현 스타일리스트 역시 “따뜻한 느낌의 소재를 선택하되 큼직한 부피감이 있는 코트나 점퍼를 택하면 더 귀여워 보인다”며 “색상 또한 초록·오렌지처럼 화사한 톤을 고르면 발랄함이 산다”고 팁을 전했다.

할머니 장롱에서 꺼낸 것 같은 체크 코트나 데님 점퍼를 함께 입는 것도 잘 어울린다. 김윤미 스타일리스트는 “귀도리의 스타일링 포인트는 의외성”이라며 “자칫 고루한 이미지를 줄 수 있는 복고풍 의상에 귀도리를 착용하면 발랄하고 유쾌한 이미지로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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