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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틴틴경제]올림픽 파트너(TOP)가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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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와이드 올림픽 파트너 TOP

TOP를 보면 산업 흐름이 보인다

중국 기업ㆍIT 기업들 TOP에 다수

스포츠마케팅의 꽃 올림픽도 새로운 도전에 직면



Q : 2018평창겨울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요즘 올림픽 관련 뉴스가 자주 보입니다. 올해부터 중국 알리바바그룹이 ‘올림픽 파트너’가 됐다는 기사를 봤어요. 삼성전자는 올림픽 때마다 로고가 보이고요. ‘올림픽 파트너’는 무슨 일을 하고 어떻게 선정되는지 궁금합니다.

A :
중앙일보

다음달 9일 평창겨울올림픽이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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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틴 여러분. 다음달 9일 2018평창겨울올림픽이 개막합니다. 지난해 11월 인천으로 들어온 성화는 제주ㆍ부산ㆍ광주ㆍ대전ㆍ대구ㆍ서울 등을 찍고 현재 강원도 곳곳을 돌고 있습니다. 1988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국내에서 개최되는 올림픽이다 보니 올림픽 관련 뉴스나 광고도 어느 때보다 자주 보입니다. 그런 콘텐트 내용 중에 ‘올림픽 파트너’라는 표현도 자주 보셨을 거예요.

올림픽 파트너란 쉽게 말해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후원하는 기업들입니다. 올림픽 파트너로 선정된 기업들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ㆍ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와 평창겨울올림픽 조직위원회(OCOGㆍOrganizing Committee of the Olympic Games), 한국올림픽위원회(Nationla Olympic Committee)가 대회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재정적 후원 뿐만 아니라, 올림픽 관련 사회공헌 활동, 선수 훈련 지원, 각 카테고리별 제품 후원 같은 다양한 활동을 합니다. 그 대가로 기업들은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활용한 독점적인 마케팅 기회와 제품 공급 권리를 가질 수 있고요.

그런데 이 후원 기업에도 등급이 있어요. 후원하는 금액 규모에 따라 결정되죠. 가장 높은 등급은 전세계에서 오륜기 등 올림픽 관련 지식재산을 활용해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있는 월드와이드 올림픽 파트너입니다. IOC는 이런 후원사를 TOP(The Olympic Partner)이라고 부릅니다.

TOP을 제외한 후원사들은 올림픽 개최국에서만 올림픽 후원사로서 마케팅을 할 수 있는 등급인데요. 평창겨울올림픽 공식파트너ㆍ공식스폰서ㆍ공식공급사ㆍ공식서포터ㆍ기부사 등으로 다시 나뉩니다.

그렇다면 올림픽 후원은 처음에 어떻게 시작되었을까요. 189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첫 근대 올림픽이 개최된 때부터 기업의 후원은 있었습니다. 올림픽 기간 동안 기업들이 올림픽 광고를 함으로써 IOC에 재정적으로 기여했다고 해요. 1928암스테르담올림픽은 코카콜라가 콜라 1000박스를 내놓으며 처음 올림픽 후원사 활동을 시작한 해입니다. 코카콜라는 이후 줄곧 올림픽 파트너로 참여해 최장 기간 올림픽 파트너로 활동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올림픽이 아시아 지역에서도 개최되는 등 세계적인 스포츠 이벤트로 커지면서 국제적인 스포츠 마케팅 프로그램도 생겨났습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올림픽이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의 장이 된 건 1980년대 이후부터에요.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전 IOC 위원장은 기업들의 올림픽 후원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만들고 이를 IOC의 수입으로 연결시켰어요.1984년 LA올림픽부터 시동을 건 IOC는 1985년부터 4년 단위의 TOP 프로그램을 처음 시작했습니다. 당시 TOP1 기업들의 후원금이 9600만 달러였는데, 2013~2016년까지 후원한 TOP8은 10억300만 달러를 냈다고 합니다.

TOP를 보면 글로벌 산업지도가 보인다
전세계에서 올림픽 파트너로서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있는 TOP 기업의 면면을 보면 전세계 산업 지형도가 대략 보입니다.

1985년 첫 TOP로 선정된 기업은 9곳이었습니다. 1920년대부터 올림픽을 후원한 코카콜라나 사진으로 올림픽 승패를 가리던 당시의 코닥,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를 가진 비자는 강력한 TOP 기업들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쓰시타와 브라더가 눈에 띕니다. 1962도쿄올림픽 이후 세계 시장에 도약한 일본 전자기업들은 1980년대에 TOP 기업이 될 정도로 세계 전자제품 시장을 주도했습니다. 창업 20년이 채 안 된 페덱스가 TOP 기업이 된 것도 당시 페덱스의 급성장세를 반영합니다.

중앙일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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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부터 4년간 후원 기업으로 선정된 TOP2에선 선글래스 브랜드 레이밴과 쌍안경으로 유명한 부쉬넬 등을 소유한 바슈롬과 M&Ms 초콜릿으로 유명한 마스(Mars)가 TOP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1984년 LA올림픽 때 미국 내 마케팅에서 재미를 본 마스는 M&Ms 초콜릿을 전세계 가족들이 올림픽 경기를 보며 즐길 간식으로 마케팅했죠.

1990년대엔 새로운 ITㆍ전자 기업들이 TOP로 글로벌 시장에 소개됩니다. 1997년 처음 TOP가 된 삼성전자는 현재까지도 올림픽을 후원하고 있습니다. 당시 전자기업으는 이미 일본 파나소닉이 TOP이었는데, 삼성전자는 무선통신 분야의 TOP로 선정됐어요. 이후 삼성전자는 매번 올림픽 에디션을 내놓으며 휴대폰 마케팅에 속도를 냈습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전후로 중국 기업들도 TOP로 후원을 시작한 게 보입니다. 토리노ㆍ베이징올림픽을 후원한 TOP6 이후 중국 PC제조사 레노보와 대만의 에이서도 TOP으로 활동했습니다. 올해부터 새로 시작된 TOP9에서는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ㆍIT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이 클라우드 부문 파트너로 TOP가 됐습니다. 올림픽 경기 중계와 운영에서 IT 인프라가 중요해지면서 알리바바 외에 인텔도 새롭게 TOP에 합류했어요. 반면, 1985년부터 TOP였던 코닥은 2008베이징올림픽을 끝으로 TOP에서 이름을 내렸습니다.

스포츠마케팅의 꽃 올림픽
중앙일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로고.


그런데 기업들은 왜 올림픽을 활용한 마케팅에 열을 올릴까요. 스포츠의 특징을 생각해보면 답이 나옵니다. 스포츠는 언어와 종교, 문화를 뛰어넘어 소통할 수 있는 영역이어서 광고나 판촉활동을 해도 소비자들이 크게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편이에요. 소비자들이 경기를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후원 기업과 관련된 콘텐트를 접하다 보면 일방적으로 내보내는 기존 광고보다 더 높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거죠. 또 전세계 주요 도시를 돌면서 열리는 올림픽의 특성상 다국적 기업들은 올림픽 개최 국가에 맞는 타깃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기회도 됩니다. 그리고 12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올림픽의 공식 후원사가 된다는 것은 인지도를 높이고 기업의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데도 효과적인 편이죠.

하지만 최근 올림픽 스포츠 마케팅에도 변화가 좀 있습니다. 국가별 매달 수를 비교하며 응원전을 펼치는 게 20세기 올림픽의 흥행 요소 중 하나였는데요. 2000년대 이후엔 이런 열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죠. IOC가 2021년부터 TOP 기업의 올림픽 후원 비용을 2억 달러로 인상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데 비해 기업의 실적이 좋지 않아 올림픽의 마케팅 효과도 예전 같지 않다는 점도 작용했어요. 대신 후원 등급을 낮춰 기업의 이미지나 타깃 소비자층과 맞는 종목을 골라 해당 종목에 직접 후원하는 게 더 실속있다는 판단도 한몫했고요. 올림픽 TOP로 후원하던 맥도날드는 이번부터 TOP 프로그램에서 빠지고 2018평창겨울올림픽 후원 기업으로만 활동한다고 합니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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