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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1 (금)

끈 떨어진 것들 한판승부… LG 무선청소기, 다이슨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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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원 무선청소기 성능 시험

바닥먼지, 틈새 등 흡입력

가격 50만원 이상 고가형 비교

LG코드제로A9 5개 항목 우수

다이슨 V8은 배터리 성능 앞서
한국일보

LG전자 무선청소기 코드제로 A9(왼쪽)과 다이슨 V8 플러피 프로.


지난해 하반기 본격적으로 무선청소기 시장에 뛰어든 LG전자가 제품 성능으로 ‘절대 강자’ 다이슨을 꺾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내 소비자에게 적합한 디자인과 차별화된 모터 성능 등으로 ‘후발주자의 반란’에 성공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21일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50만원 이상 고가형 무선청소기 비교 평가에 따르면 LG전자의 ‘코드제로 A9’(75만7,580원)이 ▦바닥먼지(최대모드ㆍ최소모드) ▦바닥틈새(최대모드ㆍ최소모드) ▦큰 이물 ▦벽모서리 등 6개 세부 항목 중 바닥먼지 최소모드(우수)를 제외한 5개 항목에서 모두 ‘매우 우수’를 받았다. 4개 항목에서 ‘매우 우수’ 평가를 받은 다이슨의 ‘V8 플러피 프로’(79만5,720원)를 간발의 차로 앞섰다.

이번 평가는 한국소비자원이 마룻바닥에서 청소가 얼마나 잘 되는지를 시험한 결과다. 바닥이나 틈새, 벽모서리에 먼지를 뿌린 뒤 먼지통에 흡입된 먼지 무게를 측정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무선청소기 성능은 제품 안에 탑재돼 흡입력을 좌우하는 모터에 달려있다. 코드제로 A9에는 비행기 제트엔진보다 16배 빠르게 회전하는 ‘스마트 인버터 모터’가 들어가 있다. 직경 6㎝의 작은 크기이지만 1분당 최대 11만5,000번 회전한다. 다이슨(분당 11만번)보다 빠르고, 업계 최고 수준이다.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 분야에서 쌓은 모터 기술이 무선청소기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전셋집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은 소비자 사이에서 벽에 못을 박아야 청소기를 거치할 수 있는 경쟁제품과 달리 LG전자는 벽을 뚫지 않아도 세울 수 있는 스탠드형으로 제품군을 다양화한 점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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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배터리 성능은 다이슨이 앞섰다. 다이슨 제품은 최대모드에서 9분, 최소모드에선 35분 지속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LG전자의 최대모드와 최소모드 지속 시간은 각각 6분, 30분이었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다이슨은 청소기와 배터리가 일체형이기 때문에 방전되면 다시 충전한 뒤 쓸 수 있지만 LG전자는 착탈식 방식이고 2개의 배터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배터리만 바꿔서 끼우면 된다”고 밝혔다. LG화학의 자동차 배터리 기술력이 적용된 리튬이온 배터리를 쓰고 있어 2개를 연이어 이용하면 최장 80분까지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영국 청소기 업체 다이슨의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80%를 차지할 정도로 탄탄한 입지를 과시했다. 하지만 4분기부터 LG전자가 40%까지 급성장하면서 현재는 50%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가 거세게 추격해 오자 다이슨은 LG전자 코드제로 A9 광고가 과장됐다며 광고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다. 오는 2월 초 3차 심문 기일이 예정돼 있다. 이번 평가 결과가 소송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도 업계 관심사다.

업계 관계자는 “다이슨이 프리미엄 시장을 독점해 오다 경쟁 제품이 연이어 출현하자 소송이라는 자구책을 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 측은 “법정에서 다이슨의 과장 광고라는 주장에 대해 논리적으로 반박할 것”이라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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