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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우주를 보다] 식사예절은 별로네…‘트림’하는 블랙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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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초질량 블랙홀이 주위 물질을 꿀꺽 삼키고 두 차례나 ‘트림’하는 광경이 사상 처음으로 관측됐다.
서울신문

붉은빛과 녹색빛의 물질이 블랙홀이 방출한 가스다.NASA/STSCI/CX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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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콜로라도대학 연구팀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허블우주망원경과 찬드라 엑스선 망원경을 통해 블랙홀의 트림 장면을 두 번이나 포착했다고 밝혔다.

공상과학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해 우리에게도 친숙한 블랙홀은 모든 것을 흡수하고 파괴하며 절대 헤어나올 수 없는 존재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블랙홀은 주위에 인접한 가스와 먼지, 심지어 별까지 통째로 먹어 치운 뒤 마치 트림하듯 격렬하게 외부로 가스를 분출한다. 이 과정에서 빛조차 흡수해 보이지 않는 블랙홀의 존재가 확인된다.

이번에 연구 대상에 오른 블랙홀은 지구에서 8억 광년 떨어진 은하인 SDSS J1354+1327의 중심부에서 확인됐다. 연구팀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뿌연 붉은빛 가스는 블랙홀이 뿜어낸 최근의 트림, 그리고 아래쪽 녹색빛은 10만년 전 방출된 트림의 잔여물이다.

연구를 이끈 줄리에 코머퍼드 교수는 “블랙홀은 게걸스러운 먹보로 식사 예절이 별로”라면서 “과거에 블랙홀이 한 차례 트림하는 모습은 관측된 바 있으나 두 차례는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두 트림 사이의 시간 차이는 10만년 정도로 3만 광년에 걸쳐 퍼졌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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