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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2003년엔 김성우, 2008년엔 이상은…MB, 다스 실경영자 왜 말 바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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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다스VS 김경준 소송 때 MB진술서 증거채택

다스 김성우 전 대표가 경영 밝혀..2008년엔 이상은

정호영 특검에 대한 부실 수사 논란 가열

이데일리

[이데일리 윤여진 기자] 2008년 정호영 특별검사에게는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DAS)의 실경영자가 큰형인 이상은 회장이라고 진술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다른 진술에서는 다스의 경영자는 측근인 김성우 전 사장이라고 밝힌 문건이 공개됐다. 다스의 실소유주라는 의심을 받는 이 전 대통령이 사실상 말 바꾸기를 한 것이다. 김 전 사장이 최근 검찰에 다스 창립을 이 전 대통령이 주도했다고 자수한 것과 맞물려 다스 실소유주 논란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시민사회단체 참여연대는 19일 오전 ‘다스 횡령 의혹 고발사건 전담수사팀’(팀장 문찬석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에 다스가 2003년 4월 미국 법원에서 BBK투자자문 설립자 김경준씨를 상대로 투자금반환소송을 벌일 때 증인으로 채택된 이 전 대통령이 작성하고 친필 성명한 진술서를 제출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진술서 중 ‘진술인과 다스의 관계’ 항목에서 “진술인은 다스의 주주도 임원도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다스는 2000년 4월 27일부터 같은 해 12월 28일까지 6차례 걸쳐 190억원을 BBK가 등록한 펀드 ‘MAF’에 투자했는데, 이 과정에서 자신은 그럴만한 법적 권한이 없다고 해명하는 대목이다.

이 전 대통령은 이어 “진술인의 친형인 이상은이 다스의 주요 주주이자 대표이사 회장으로 되어 있다”며 “그러나 다스의 실제 운영은 대표이사 사장인 김성우의 책임 하에 이루어져 왔다”고 강조했다. 김씨가 다스의 본사를 찾아가 투자를 제안하면서 대면한 인물이 김 전 사장이라는 점에서 이 전 대통령이 법원에 사실에 가까운 내용을 털어놨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다스의 실질 경영자를 김 전 사장으로 지목한 이 전 대통령의 이같은 진술은 5년 뒤인 특검 조사를 받으면서 바뀐다.

이 전 대통령은 2008년 2월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다스와 BBK의 실소유주 의혹을 수사한 정 전 특검의 조사를 받았다. 당시 다스와 자신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대해 이 전 대통령은 “다스의 실소유자인 이상은 회장이 다스의 업무를 실질적으로 처리하고 있다”고 진술했다. 정 전 특검이 지분 소유를 다스의 실소유·실경영자 규명 기준의 하나로 삼았다는 점에서 이 전 대통령이 당시 지분 47% 가량을 보유한 큰형 이씨를 실경영자로 지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정 전 특검은 2008년 2월 22일 ‘이 전 대통령이 회사 지분을 보유하지 않았고 친형 이 회장이 회사를 실질적으로 경영하고 있다’며 이 전 대통령과 다스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결론 냈다.

하지만 김 전 사장이 최근 서울중앙지검 소환조사를 받으면서 “다스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지시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과거 특검 당시했던 증언이 거짓말이었다”고 진술했다. 김 전 사장에 이어 이 전 대통령의 특검 진술이 모두 허위였다는 점에서 당시 조사가 부실했다는 논란 역시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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