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9 (화)

[생생경제] 세탁기로 괴롭히는 트럼프, 쇠고기로 보복

댓글 4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생생인터뷰]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PD
■ 대담 : 송기호 민변 국제통상위원장 변호사

◇ 김우성PD(이하 김우성)> 한 나라의 지도자, 한 기업의 총수가 하는 멘트는 단순한 멘트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됩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 발동 여부를 앞두고 강력한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고관세에 대한 걱정도 있지만 대미 교역에서 흑자를 낸 국가들을 타깃으로 선정해 국내외적으로 많은 메시지를 생산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옵니다. 환율조작국 감시 리스트에 올라온 부분들, FTA 재협상 등 여러 문제들이 놓였기에 이 발언이 더 신경 쓰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트럼프가 줄곧 보여주고 있는 보호무역에 대한 부분들, 우리는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할지, 이 상황을 어떻게 파악해야 할지에 대해 전문가와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송기호 민변 국제통상위원장 변호사입니다. 안녕하십니까.

◆ 송기호 민변 국제통상위원장 변호사(이하 송기호)>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발언 상 틀린 부분도 있습니다. 정확하지 않은 표현도 나왔는데요. 우리 산업을 파괴하면서 세탁기를 미국에 덤핑하고 있다고 한국산 제품을 공격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했습니다. 보도되고 있는데요. 어떤 배경으로 읽어야 할까요?

◆ 송기호> 우선 미국 산업을 파괴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고 오히려 한미자유무역협정, 한미 FTA의 기본 원칙을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파괴하고 있는 일련의 행동이 우려스러운 상황입니다.

◇ 김우성> 세탁기를 덤핑했다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 송기호> 그렇죠. 지금 FTA 원칙, 불공정무역행위조사법에 의하더라도 FTA 체결국에 대해서는 가능하면 세이프가드 적용을 배제하는 특별한 조항들이 있거든요. 그런데 지금 말씀드리겠습니다만, 세계무역기구의 판정도 이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지금 작년 5월 월풀이 조사 제기한 것이 발단이 되어 자유무역협정의 기본 원칙과도 맞지 않은 일련의 언행을 미국의 대통령이 하고 있는 상황이 대단히 심각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우성> 원칙과 합의가 아니라 힘겨루기처럼 보일 수밖에 없는데요. 일반 청취자분들도 그렇게 받아들이실 것 같습니다. 내막을 살펴보겠습니다. 두 제품, 삼성과 LG 세탁기의 경우에도 미국 현지 공장 생산량이 꽤 되거든요. 추가 생산 공장, 추가 일자리를 마련하라는 압박인가, 이렇게 해석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어떻게 봐야 합니까?

◆ 송기호> 작년 5월 월풀이 조사 신청을 했고 10월과 11월 트럼프 행정부에서 일정한 구제 조치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판정이 있었는데요. 새해 다음달 내에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실제로 발동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시점이거든요.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FTA나 WTO의 일반 원칙과는 동떨어지게 직접 기업들을 압박해서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도록 하는 요구를 했단 말이죠. 말씀하신 대로 삼성이나 LG도 미국에 공장을 설립했거나 설립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거고요. 문제는 본인이 압박해서 움직이고 있는 상황인데도 불구하도 또 다시 이렇게 마치 새로운 반덤핑이 있었던 것처럼 나오는 것은, 지금까지 미국 현지에 어떤 공장을 지으면 자신의 압박을 피해갈 수 있을 것처럼 그러한 언질을 준 것과도 모순인 거죠.

◇ 김우성> 트럼프를 두고 기업적 협상가, 이러한 특성을 설명하시는 분이 많은데요. 지금도 결국 얻어갈 것만 난폭하게 얻어간다는 느낌이 들 정도인데요. 우리 정부가 일단 미국의 상대로 대응 조치에 나선다고 합니다. WTO에 미국의 한국 수출 상품에 대한 보복관세 부과할 수 있는 양허관세 중지를 신청했다. 전문 용어라서 어렵기도 한데요. 정해진 분량 이상 추가로 고관세를 내야 하는 부분을 하지 말라고 요청한 건가요?

◆ 송기호> 설명 드리자면, 이미 미국은 2013년부터 우리나라 대형 세탁기, 이번 건은 고가 프리미엄 세탁기에 해당되는 거고요. 월풀이 조사 신청을 한 거는요. 2013년 한국의 대형 세탁기에 대해서 반덤핑 관세를 13년부터 쭉 매겨왔는데, 반덤핑 사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반덤핑 관세를 매겼다고 세계무역기구가 정당하게 판정했죠. 세계무역기구 원칙상 미국이 스스로 그것을 거두어들여야 합니다. 패소 판결을 받았으니까요. 문제는 미국이 WTO 판결에도 불구하고 전혀 개선 조치를 하지 않은, 그러한 상황이죠. 이럴 때 세계무역기구가 자신의 판결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 승소한 나라가 보복관세를 매길 수 있도록 하는 조치를 취한 거죠. 다시 말씀드리면, 미국은 이미 2013년부터 부당하게 매긴 세탁기에 대한 반덤핑 조치가 세계무역기구에서는 불법으로 판정받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그것을 시정하지 않기에 그러면 다시 직접 보복, 적법한 보복을 할 수 있는 권한을 WTO로부터 받아놓은 상태이죠.

◇ 김우성> 서로 양해해주기로 한 부분을 일방적으로 안 지키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그렇다면 지켜준 부분에 대해서 다시금 부담을 주겠다는 대응으로 보이는데요.

◆ 송기호> 세계무역기구가 이미 미국의 조치가 위반이라는 판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패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개선하지 않은 상황인 거죠.

◇ 김우성> 이렇게 하는 부분이 일정 정도 미국을 압박하거나 미국의 태도, 트럼프 대통령 발언 이후 움직이는 부분을 개선하거나 조정할 수 있는 효과가 있을까요?

◆ 송기호> 저는 효과가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왜냐면 지금 정부 추산 7,600억 원의 피해에 대해서 그에 상응하는, 비례하는 보복관세를 적법하게 미국에 매기기 위한 절차, 이것은 이미 승소했기에 하나의 형식적인 절차이고 조만간 WTO가 보복관세를 허용할 텐데요. 그러면 어느 제품에 그 정도 상당의 보복관세를 매기느냐, 제 생각에는 미국이 한미 FTA 이후 한국의 농업시장에 대해 크게 진출하지 않습니까. 미국도 민감하게 생각하기에 이를테면 미국산 쇠고기라든지 이런 것에 대해 보복관세를 정당하게 매기는 절차를 함으로써 우리는 트럼프의 변칙적인 언행에 대해서 WTO 규정에 맞는 원칙을 보여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합니다.

◇ 김우성> 양 국가 간 합의를 지킬 수 있는 긴장, 강제가 필요한데요. 농업 부문은 재협상에서도 정부 입장도 강력하게 표명됐지만 그 방법도 고민해볼 수 있다는 얘기이고요.

◆ 송기호> 지금은 원칙을 실질적으로 보여줘야 할 때라고 봅니다.

◇ 김우성> 일단 해당 기업들은 조심스럽습니다. 물론 판매해야 할 입장들, 고민할 부분이 있겠지만 그런데도 차질 없이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식으로 대응했고요. 이번에도 조심하는데 기업들이 취할 수 있는 태도는 없습니까?

◆ 송기호> 개별 기업 입장에서는 장기적인 투자 시장 변화에 맞춰 계획을 세우고 행동하고 있는데요. 이 문제는 개별 기업의 역할보다는 정부의 역할, 특히 FTA와 WTO 통상 정책의 역할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세계무역기구의 원칙, 판결이라고 하는 다자주의에 우리가 우위에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원칙에 서서 제대로 미국에게 WTO 이행을 요구하는 것이 지금으로는 중요한 일이며, 지금 상황에서 삼성이나 LG가 개별 기업으로 대응하기엔 근본적인 한계가 있는 상황입니다.

◇ 김우성> 통상 이슈에서의 대응이 통상 당국에게 더 많은 무게감이 실렸는데요. 지금 첫 번째 대응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이유가 세탁기는 시작이다, 미국이 자국의 이익 혹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인 제조업 종사자 등에 대한 더 강력한 보호 무역의 여러 가지 대책과 대응이 나올 거라는 말이 나오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 송기호> 지금 한미자유무역협정 발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미국이 이러한 보호무역, 반덤핑이라든지 세이프가드나 오히려 더 조치를 강화하고 있고, 작년 통계입니다만 벌써 23개 제품에 대해 미국이 이러한 국제법과 적합하지 않은 조치를 취하고 있거든요. 그렇기에 단지 이를테면 개별 기업이 미국 현지에 공장을 지어준다거나 철강 수출을 자율 규제한다든지 이러한 차원으로는 대응할 수 없고요. 우리가 기본적으로 FTA를 통해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를 완화시켜줄 수 있는 부분이 이번 개정협상에서 무엇이 있는지 정확하게 잡아내야 하는 거고요. 특히 미국이 세이프가드나 반덤핑의 경우 캐나다와 멕시코와 같이 FTA를 하고 있는 나라에 대해서는 거의 취하지 않고 있거든요. 대한민국에 대해서만 FTA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화하고 있는 것인지, 그러면 우리가 이러한 상황에서는 FTA 개정협상에서 명확하게 이러한 부분을 미국이 WTO 원칙대로 하지 않으면 우리도 FTA에 미국이 현재 누리고 있는 이득을 우리가 계속 누리게 할 수 없다. 지금 상황은 강조합니다만, FTA와 WTO의 원칙을 트럼프 행정부가 사실상 우려스럽습니다만, 사실상 파괴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몇 개 기업이나 제품만의 양보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고 이럴수록 FTA와 WTO 다자주의 원칙, 특히 말씀드린 대로 WTO에서 승소 판정을 받은 보복관세를 제대로 집행하는 것을 통해서 한국과 미국이 좀 더 호혜적이고 좀 더 상호 이해를 존중하는 새로운 통상 룰을 적극적으로 만들어야 할 때라고 봅니다.

◇ 김우성> 새로운 룰을 만든다는 말씀이 정말 핵심인 것 같습니다. 룰을 만드는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지지를 기반으로 한 원칙이고 상호 호혜일 테니까요.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송기호>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송기호 민변 국제통상위원장 변호사였습니다.

▶동영상 뉴스 모아보기
▶YTN과 친구가 되어주세요

[저작권자(c) YTN & YTN PLU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