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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Money & Riches] 주식·가상화폐는 무섭고, 은행이자 만족 못 한다면…`年8%수익` P2P투자-8퍼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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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업그레이드 WHO & HOW / 이효진 8퍼센트 대표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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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간 대출(P2P)은 투자자와 대출자를 연결해 주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사업 모델이다. 대출자는 수수료를 내는 대신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보다 싼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다. 투자자도 은행에 돈을 맡기는 것보다 높은 투자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가상화폐나 주식보다 안정성이 높고 투자방법이 쉬워 일상이 바쁜 현대인들에게 특히 매력적이다. 국내 P2P시장은 지난해 합법 논란과 안전성 논란을 거치며 부침을 겪었지만 꾸준히 성장했다. 그 결과 2조원 규모시장으로 성장하며 매력적인 투자수단으로 인정받기 시작하고 있다. 특히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록제가 시행되는 오는 3월부터는 명실상부한 제도권 금융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4년 전 국내서 최초로 중금리 P2P업체를 설립한 이효진 8퍼센트 대표(35)는 "회사 이름처럼 투자자들에게 연 8% 안팎의 수익을 꾸준히 제공할 것"이라며 "등록제 시행에 맞춰 안정적인 중수익 투자처로 위상을 공고히 다져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미 미국 등 선진국에서 P2P 대출 방식은 낯설지 않다. 세계적으로 2020년까지 개인 금융시장의 10%까지 늘어날 것이란 게 업계 전망이다. 국내서도 이젠 꽤 많은 사람들의 투자자와 대출자들이 찾고 있다. 2014년 출범한 8퍼센트는 현재 6만5000명 이상의 회원들이 이용하고 있다.

이 대표는 올해 업권의 신뢰도가 상승하면서 이용 고객이 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언론을 통해 접했더라도, 선뜻 투자에 나서지 못했던 투자자들이 제도권에 들어가는 올해부턴 투자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P2P는 3월부터 금감원의 정기 또는 수시적인 관리 감독을 받기 때문에 내부 통제 등 기본적인 운영 체계를 갖추게 된다. 이 대표는 "회사 입장에서는 당국의 자료 요청과 감사 등에 대응해야 하는 만큼 업무가 늘어나지만 더 큰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제도권 편입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P2P투자를 고민하는 투자자들을 위해 이 대표는 P2P투자는 기본적으로 원금 손실이 가능한 투자 상품이지만 스마트하게 전략을 짠다면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쏠쏠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그는 세 가지 P2P투자 '꿀팁'을 소개했다.

첫째는 신뢰 가능한 업체를 선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협회 등록 여부를 확인하고, 리스크 관리가 적정 수준 이내로 잘 되어 오고 있는지, 원금 손실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고지하고 분산투자를 권장하는지 등이다. P2P금융협회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협회 소속 업체들과 그간의 연체율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대표는 "해당 업체가 '한철 장사'가 아니라 장기적인 목표를 갖고 서비스를 구축하는지도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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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분산투자다. 이 대표는 "같은 차주에게 여러 번 나눠서 투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여러 사람에게 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분산투자를 폭넓게 진행하면 개인의 투자 결과가 P2P업체가 관리하는 전체 투자의 리스크 지표와 비슷해지기 때문에 예측 가능한 재테크를 할 수 있게 된다.

셋째는 본인의 투자성향에 맞는 방식을 찾는 것이다. 성향이 안정 추구형인지 공격형인지를 가늠한 이후 자금 운용기간, 자금 규모를 신중히 검토해 본인에게 적합한 P2P투자 상품을 선별해야 한다. 8퍼센트의 경우 자동분산투자 옵션으로 안정 추구형·균형 추구형·수익 추구형으로 구성된 3가지 유형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대표는 이채로운 이력의 소유자다. 한성과학고, 포항공대(수학과)를 졸업하고 2006년 은행원이 됐다. 맨 처음 창구에서 고객을 담당하는 일을 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났다고 했다. 그때 대출업체 광고에 속아 고금리 대출을 받았던 일반인들이 낮아진 신용등급 탓에 은행에서 계속 외면당하는 걸 봤다. 은행권의 높은 장벽을 실감하고 "업계 변화를 이끌어내고 싶다"며 입행 9년 차에 직장을 나왔다. 은행이 판매하는 상품이 사실 고객에게 유리하지만은 않다는 것과 은행과 제2금융권의 엄청난 이자 차이 등이 내내 마음을 짓눌렀다고 했다.

미국 P2P시장을 눈여겨보고 무작정 샌프란시스코로 날아갔다. 당시 세계적 P2P회사로 주목받고 있던 렌딩클럽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렌딩클럽은 2007년 미국에서 출범했으며 지난해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현재 시가총액이 무려 70억달러에 이르는 대어가 됐다. 2014년 미국에서 돌아온 직후 혼자 회사를 차렸다. 우리나라에 P2P대출이란 개념이 전무하던 시절이었다.

창업 초기엔 P2P 관련 법령이 없는 상태에서 '미등록 불법 대부업체'라는 이유로 서비스 한 달 만에 사이트 폐쇄 위기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꾸준하게 시장과 당국을 설득했고, 이젠 P2P 금융시장을 이끌어가는 선두업체로 착실히 성장 중이다.

이 대표는 P2P시장이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선 투자한도 상향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가이드라인은 1개 업체에 1000만원까지만 투자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이 대표는 "투자 금액을 제한하는 방식보다는 사업자의 불건전한 영업행위를 규제하고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것이 바람직한 투자자 보호"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올해 기관투자가의 참여도 기대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기관투자가들이 참여하는 것은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도 유리하다. 금융기관의 투자 참여는 개인투자자를 간접적으로 보호하는 효과로 이어진다. 여러 금융기관이 보유한 전문적인 리스크 관리팀이 해당 P2P 금융사의 대출채권 운영 방식을 검토한 후 투자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기관투자가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담은 김수민 국민의당 의원의 온라인대출거래업에 관한 법률안과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온라인대출중개업'에 관한 법률안이 올해 안에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이달 말 공개되는 금감위 가이드라인이다. 3월 도입 예정인 개정 가이드라인은 행정지도 사전예고 기간을 거치기 위해 이달 말 공개된다.

앞서 P2P금융협회는 지난달 중순 금융당국에 업권 의견을 반영한 P2P대출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제시했다. 이번 개정 가이드라인은 투자자를 보호하고자 업체들의 상품 공시를 강화해 안정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업체들이 기존에 집행했던 대출을 재계약하는 만기 연장 상품을 모집할 때는 반드시 이를 투자자들에게 안내해야 하는 식이다.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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