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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트럼프에 등돌린 배넌, 특검 대면조사 받기로…'대배심 소환' 압박 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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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로버트 뮬러 미국 특별검사가 지휘하는 특검 대면 조사에 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캠프와 러시아 정부간 내통 의혹을 수사 중인 뮬러 특검이 배넌에 대배심 출석을 요구하자 이에 부담을 느낀 배넌이 조사 강도가 한결 낮은 대면 조사를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일보

2018년 1월 16일(현지시각) 미 상원 정보위원회에서 열린 비공개 청문회에 출석한 뒤 건물을 빠져나오고 있는 스티븐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AP=연합뉴스


17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 CNN 등 외신은 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이날 배넌이 대배심 출석 대신 특검의 대면 조사를 받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대면 조사 일정과 향후 대배심 소환 철회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배넌은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 합류해 백악관 수석전략가 자리에 올랐다가 경질된 인물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에 관한 책 ‘화염과 분노’에서 배넌이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와 아들이 러시아 정보원을 만난 것은 반역적인 행위”라고 말한 대목이 공개되면서 이번 수사를 풀어갈 핵심 인물로 떠올랐다.

지난주 뮬러 특검은 배넌에 대배심 소환장을 발부했지만 그에 앞서 대면 조사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은 익명의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뮬러 특검이 대배심 출석 대신 특검 대면 조사를 받을 것을 제안했고, 배넌은 이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배넌이 특검 대면조사에 응하기로 한 것은 대배심 출석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뮬러 특검의 대배심 소환장이 배넌을 압박해 대면조사에 출석하도록 유인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언론의 분석이 맞아떨어진 셈이다.

변호인 동행이 허용되지 않는 대배심 출석과 달리 배넌은 이번 검찰 대면 조사에서 변호인과 함께 출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뮬러 특검의 대변인은 언급을 거부했고, 전날 미 상원 정보위원회 비공개 청문회에 배넌과 함께 출석한 변호인은 현재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라고 CNN은 언급했다.

CNN에 따르면, 배넌의 변호인은 미 상원 정보위원회에 배넌이 행정부 특권을 적용받을 수 없기 때문에 특검에 가서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겠다고 밝혔다. 행정부 특권(Executive previlege)은 미국 대통령과 행정부 관계자들이 사법부의 소환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이날 비공개 청문회에서 배넌은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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