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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탄수화물 중독, 이제 걱정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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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평소 라면 등 밀가루 음식이나 단것을 자주 섭취하게 되는 이른바 '탄수화물 중독'이 뇌의 특정한 신경세포(뉴런)로 인해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탄수화물은 과다 섭취했을 경우 몸속에서 지방으로 바뀌어 고스란히 축적되기 때문에 비만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 신경세포의 기능을 억제할 방법을 찾아낸다면 비만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국립연구기관인 자연과학연구기구 생리학연구소의 미노코시 야스히코 교수 연구팀은 "쥐 실험을 통해 뇌 시상하부(뇌의 아래쪽과 눈 뒤쪽이 만나는 곳)에서 탄수화물을 섭취하도록 지시하는 신경세포를 발견했다"고 국제학술지 '셀 리포트' 17일 자에 발표했다.

탄수화물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혈당이 올라가 비만이나 당뇨병, 전립선암 등 다양한 성인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탄수화물 중독이 식욕·성욕 등 생리학적 본능을 조절하는 뇌의 시상하부와 관련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어떤 작용으로 탄수화물 중독이 일어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시상하부의 기능을 통째로 억제하는 동물실험도 진행됐지만 체온이 떨어지거나 식욕 자체가 저하되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연구진은 식사를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쥐에게 돼지비계(고지방)와 쌀밥(탄수화물) 등 두 가지 음식을 동시에 줬다. 쥐는 보통 탄수화물보다 고지방 음식을 좋아한다. 실제 쥐는 처음에는 쌀밥보다 돼지비계를 주로 먹었다. 이어 연구진은 쥐의 시상하부에 탄수화물 섭취를 유도하는 특정한 효소(단백질)를 주입했다. 그 결과 쥐는 돼지비계보다 쌀밥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지방 섭취는 이전보다 3분의 1 줄었고, 탄수화물 섭취량은 9.5배 늘었다. 쥐가 효소 작용으로 인해 몸에 당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필요 이상으로 탄수화물을 섭취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 효소가 뇌의 어느 부분에 작용하는지 살펴본 결과, 시상하부 안의 수백만 가지 뉴런 중 'CRH 뉴런'이라는 신경세포에서 활성화된 것을 확인했다"면서 "CRH 뉴런이 탄수화물 섭취를 직접적으로 유도한다는 것이 입증된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향후 CRH 뉴런의 작용을 조절하는 방법을 찾는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최인준 기자(pe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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