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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구글 “해저케이블 3개 추가 구축” 망 주도권까지 넘보는 IT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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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대륙 간 케이블 직접투자 잇달아 통신사들 긴장

구글과 페이스북,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세계적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전산망 투자를 확대하면서 전통 사업자인 통신사와 망 통제권을 놓고 힘겨루기가 벌어지고 있다.

구글은 16일(현지시간) 자사 블로그에 “인프라 개선을 위해 지난 3년간 300억달러(약 32조원)를 투자했다”며 “새 해저케이블 3개와 5곳의 데이터센터를 추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새로 구축되는 케이블 3개 중 칠레와 로스앤젤레스를 연결하는 길이 6200마일(9978㎞)의 전용 케이블 ‘퀴리’는 통신기업이 아닌 기업이 설치하는 최초의 대륙 간 케이블이다. 페이스북과 함께 쓰게 될 ‘하브프루에’ 케이블은 미국 동부 해안~덴마크를 잇고 괌과 홍콩을 잇는 2400마일의 케이블은 태평양 지역의 서비스 개선을 위해 건설된다.

구글을 비롯한 글로벌 IT 기업들은 지난해부터 부쩍 인터넷 인프라 투자를 늘리고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6월 유럽 전역의 휴면 광케이블을 이용해 트래픽을 처리하기 시작했다. 또 구글과 손잡고 새로운 아시아 해저 케이블에도 투자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초당 테라비트 이상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태평양 횡단 광케이블을 장기 임차했고 새로 자체 광케이블망도 구축하고 있다. 아마존도 클라우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지난해 26억달러를 망 구축에 썼다.

구글은 이미 8곳의 해저케이블을 소유하고 있다. 구글이 구축한 망은 10만마일 이상으로 미국 4위 통신사인 스프린트가 운영하는 망보다 6만마일 이상 길다. 여기서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25%를 처리하는데 그중 절반 이상이 유튜브 트래픽이다. 구글 같은 플랫폼 기업들은 자체 망을 확보하면 대용량 트래픽을 지원할 수 있게 된다.

통신사들로서는 자신들의 망을 이용했던 고객들과 경쟁하는 상황이 달가울 리 없다. 잠재적 고객을 뺏기게 됨은 물론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망 주도권을 뺏길 가능성도 있다. IT 기업의 망 투자가 늘면 망 사용료가 하락해 소비자로선 더 좋은 서비스를 더 낮은 가격에 누릴 가능성이 있지만 통신사로선 수익이 줄어든다. 구글·페이스북 등의 광케이블 투자가 이어져 이미 홍콩~로스앤젤레스 구간의 광케이블 사용료는 2010년 10Gbps당 10만달러선에서 2014년 이후 4만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국내에서도 통신 서비스가 5G로 고도화하면 이에 대응해 플랫폼 사업자들이 자체 망 구축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국내는 통신사 주도로 망이 세계적 수준으로 고도화한 상황이지만 대용량 콘텐츠가 늘고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 등 차별화된 망 수요에 대응할 필요성이 높아지면 사업자들이 직접 국내 망에 투자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고 말했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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