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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강추위 뒤 미세먼지?…'삼한사미(三寒四微)' 패턴 뚜렷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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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춥고 나흘은 미세먼지 …시베리아發 찬 공기→'中 미세먼지' 안은 서풍 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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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가 '나쁨'수준을 유지하는 16일 오전 서울 마포대교 북단에서 바라본 여의도에 미세먼지가 끼어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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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한사미(三寒四微), 최근 우리나라 겨울 날씨를 가리키는 신조어다. 사흘은 춥고 나흘은 미세먼지로 하늘이 뿌옇게 흐려진다는 뜻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주 영하 10~20도 안팎의 한파가 전국을 강타한 후 지난 14일부터 평년기온을 회복했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대기질 상황판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한반도 전체가 나흘째 고농도 미세먼지에 갇혀 있다. 이처럼 겨울 한파가 이어지다 기온이 영상권을 회복하면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지는 현상이 반복되는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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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 물질 가득 찬 中 편서풍이 1차 원인=
전문가들은 북서풍을 타고 넘어온 중국발 오염된 바람이 한반도에 유입된 상황에서 대기가 정체된 점을 미세먼지 대란의 1차 요인으로 꼽고 있다.

김준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에 따르면 시베리아발 찬 공기가 우리나라로 유입될 때 강한 바람을 동반해 미세먼지가 발붙일 틈이 없지만,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편서풍이 불면 기온이 오르면서 미세먼지 농도도 함께 짙어진다. 상대적으로 풍속이 느린 탓에 대기 정체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

김준 교수는 “겨울로 접어들면서 중국내륙에서 한반도 방향으로 부는 편서풍이 강해지는 데 이 때 편서풍이 대기 오염 물질 배출이 심각한 중국 베이징, 천진 등의 공장지대를 거치면서 미세먼지를 몰고 온다”며 “이런 현상으로 인해 한반도에 삼한사미 현상이 나타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구는 자전을 하면서 위도별로 강하게 부는 바람의 방향이 다르다. 우리나라와 중국이 있는 중위도 지역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는 편서풍이 부는 위치다. 이는 중국의 동쪽에 있는 우리나라가 중국 미세먼지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이유다.

◇국내 배출·기후변화도 공범…“삼한오미·육미도 가능”=이외 국내 오염 물질 배출과 무분별한 대형 건축물 난립, 기후변화 등이 복합 작용했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특히 겨울철 난방기 사용 등이 그 요인이 될 수 있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지표상에 부는 바람이 거의 없는 대기 정체가 수일간 이어지면서 국내에서 과다하게 배출된 오염물질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쌓여 최악의 미세먼지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후변화는 향후 수년 이내 대기오염을 지금보다 더 악화시킬 원인으로 지목된다. APEC 기후센터가 ‘한반도 기후예측 모델’을 통해 조사한 결과 한반도 남쪽 해양에서 이뤄지는 고기압의 순환이 차츰 강화되면서 중국 쪽에서 불어오는 서풍이 지금보다 훨씬 더 강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즉, 중국발 미세먼지의 피해가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김순태 아주대 환경안전공학과 교수는 “2014년 2월 말 고농도 미세먼지가 일주일간 지속되는 최악의 상태가 발생한 후 매년 미세먼지 농도는 높아지고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며 “각종 원인을 해결하지 못하면 삼한사미가 아니라 삼한오미(五微)·육미(六微)도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류준영 기자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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