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만원 시, 추가부담 75.6조 (종합)

세계 4대 컨설팅사 롤랜드버거 보고서

"최저임금 1만원 정책, 중기 생존력 저해 우려"

최저임금·근로시간·정규직화 비용 465조원 추청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최저임금 1만원 인상 정책이 중소기업 생존력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근로시간 단축 속도 역시 너무 빨라 중소기업 인력난을 가중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세계 4대 컨설팅회사로 꼽히는 독일 컨설팅 회사인 롤랜드버거는 17일 우리나라 정부 노동정책에 대해 비판적 내용을 담은 컨설팅보고서를 내놓았다. 롤랜드버거 측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중소기업일자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노동시장 구조개혁 정책제언 보고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발제자로 나선 이수성 롤랜드버거 서울사무소 대표는 “한국 정부 노동정책은 기업의 막대한 비용 증가와 매출 감소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선도국과 비교했을 때 이미 적정 수준을 크게 상회했다”면서 “특히 정부 정책대로 2020년 최저임금 1만원이 되면 기업의 추가 부담금액은 총 75조6000억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롤랜드버거는 또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정규직화 등 현 정부가 추진 중인 3대 노동 정책과 관련해 발생하는 추가 인건비와 매출 감소 예상액을 총 464조7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정부의 올해 예산 428조8000원보다 훨씬 많은 규모다. 이 대표는 “최저임금 산정기준을 소비자 물가지수와 근로자 생계비, 임금상승률로 명확화하는 한편, 연령·산업·지역·직능별 차등 적용과 함께 산입범위도 기본급 외에 고정상여금과 숙식수당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당 최대 68시간인 근로시간을 오는 2021년 7월 1일까지 52시간으로 단축하려는 정부 정책 역시 선도국 연평균 1시간 안팎의 단축 속도에 비해 너무 빨라 중소기업 인력난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봤다. 그는 “근로시간 단축의 연착륙을 위해선 전체 부족 인력의 55%를 차지하는 30인 미만 영세사업장에는 노사합의시 주당 최대 8시간의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근로시간 단축 속도는 세계적으로도 찾아 볼 수 없는 사례”라면서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고용을 늘릴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단언했다.

이 대표는 “중소 제조기업 47%가 대기업에 납품하는 한국 산업구조를 감안할 때 대기업 부담이 하청 중소기업에 전가될 수 있다”며 “중소기업 현실을 고려한 노동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 정규직화 등 현안 외에 해고 유연화 등 법체계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주요 노동정책들을 개별적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대화를 통해 한 테이블에서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날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그동안 최저임금 논의가 충분치 않았고, 노조 입장만 강조돼왔다”고 지적하면서 “정부 방향성은 맞지만 연착륙 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한편 중소기업일자리위원회는 이날 발표한 ‘노동시장 구조개혁 정책제언서’를 여야 정당 대표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전달할 예정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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