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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2 (수)

기습 폐교 신청한 은혜초, 이번엔 교사 전원 해고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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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반발에도 폐교 강행…서울교육청, 39개 사립초교 재정 조사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학생 수 감소로 서울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자진 폐교를 신청한 은평구 은혜초등학교가 이번엔 교원 전원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교육 당국이 절차상의 문제로 폐교 신청을 반려하고 학부모들도 폐교를 반대하고 있지만 학교 측은 2월 말 폐교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16일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서부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은혜초는 지난 12일 교장을 제외한 교원 13명 전원에게 해고를 통지했다. 해고일은 학교가 폐교 시점으로 정한 2월 말이다. 교장은 계약직 신분이라 해고 통보 대상이 아니다.

사립초 교원 임용과 해고는 전적으로 학교법인 권한이라 원칙적으로 교육청은 관여할 수 없다.

은혜초는 지난해 12월8일 제출한 폐교 인가 신청이 반려됐는데도 결국 교원들에게 해고를 통보하며 폐교 절차를 진행중이다. 수년간 지속된 학생 결원으로 재정 적자가 누적돼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지난 2013∼2017년 5년간 은혜초 재학생은 정원 360명보다 100명 이상 모자랐다. 이에 따라 등록금 수입도 적어 지난해 세입은 27억원으로 규모가 비슷한 서울 다른 사립초보다 9억원 가량 적었다.

학부모들은 법적 조치를 취해서라도 폐교 강행을 막겠다고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설사 폐교를 막더라도 오는 3월 새학기에 정상적인 수업이 불가능해 보여 자녀를 인근 초등학교로 전학시키는 학부모가 늘고 있다. 현재 은혜초 재학생 235명 중 97명 정도가 다른 학교로 전학을 신청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서울교육청은 은혜초처럼 사립초교가 갑자기 폐교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서울 지역 39개 사립초를 대상으로 재정 상황을 전수조사하기로 했다. 그동안 서울교육청 산하 11개 지원청별로 관할 지역의 사립초 재정 상황을 파악한 적은 있지만 서울교육청이 직접 사립초 실태 파악에 나서는 것은 처음이다.

사립초는 학생들이 내는 수업료로 학교를 운영하기 때문에 교육청의 예산 지원을 받지 않고, 이 때문에 교육청이 자세한 재정 현황을 파악하고 있지 않다.

서울교육청은 관계자는 "올 상반기 안에 전수 조사와 분석을 마칠 계획"이라며 "재정 상태가 안 좋은 사립초에 자구책 마련을 독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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