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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화)

북한, 공연 내용·장소…논의할 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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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단 파견 논의부터, 왜

평창 올림픽 선수단 성적 기대 어려워, 공연·응원에 집중

북, 개·폐회식 때 공연 요구할 듯…남북 합동공연 가능성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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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이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와 관련된 실무 사안 중 북한 예술단 파견 문제를 가장 먼저 논의하게 된 것은 북한 의지에 따른 것이다. 북한은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 문제 전반을 논의하자는 지난 12일 남측 제안에 예술단 파견 문제를 먼저 협의하자고 13일 수정제안을 했고, 정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북한이 그동안 한국에서 열린 국제 체육행사에 예술단을 보낸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다소 이례적인 제안이다. 북측은 예술단 파견 문제를 먼저 논의하자고 제안한 배경을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예술단 파견에 따르는 기술적 준비 사안이 많다는 점을 감안해 북측이 이 같은 수정제안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공연 내용과 장소, 관련 시설 설치 등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 예술단이 공연을 하게 되면 장소 선정과 무대 설치 등 물리적으로 시간이 걸리는 데다 공연 내용에 대해서도 사전 조율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다른 분야 논의보다 복잡하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이 실무접촉에서 예술단 파견 문제를 최우선 의제로 다루려는 것은 이번 평창 올림픽에서 경기 외적인 부분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북한은 이번 올림픽에서 출전할 수 있는 종목이 극히 제한적이다. 자력으로 출전권을 따낸 종목은 피겨스케이팅 페어가 유일하지만 이마저도 이미 참가신청 기간이 지난 상황이다.

북한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배려로 여러 종목에서 ‘와일드카드’를 받는다고 해도 선수단 규모는 매우 작을 수밖에 없고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이 때문에 북한은 예술단과 응원단, 태권도 시범단 등의 공연을 통해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의 올림픽 참가 주요 목적 중 하나가 대외적 이미지 제고”라며 “국제적으로 불법 핵무장국이라는 낙인이 찍혀 있는 북한이 스스로 ‘평화 애호국’임을 강조하기 위해 다양한 ‘문화적 퍼포먼스’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북한이 올림픽 공식일정에 예술단 공연을 포함시키려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이 평창 올림픽 개·폐회식 등 공식 일정에 북한 예술단 공연을 포함시키기를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북측 대표단에 관현악단 관계자가 3명이나 포함되고 정부가 이에 맞춰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관계자들을 대표로 내세운 것 등으로 미뤄 남북 합동 공연이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북한 예술단 공연에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내용이나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내용이 포함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세심한 사전 조율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가 ‘남북화합’이라는 취지와 맞지 않게 북한의 선전장으로 활용됐다는 비난이 나올 수도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 예술단 공연이 정치적 논란에서 벗어나 민족 화합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실무접촉 단계에서 북한 예술단의 복장과 공연 방식 및 내용에 대해 세부적인 부분까지 긴밀하게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신모 기자 sim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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