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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전세계 신약 개발 키워드…면역, 뇌, 장내세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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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JP모건 기조연설

매일경제

"면역 항암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장내 세균 조절을 통한 비만 치료."

제36회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기조연설자로 나선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사진)가 현재 글로벌 헬스케어 연구개발(R&D)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분야로 지목한 세 가지다.

게이츠는 "암 정복을 목적으로 면역체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면 에이즈를 일으키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나 결핵, 말라리아 치료제 등을 개발하는 데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면역 항암제는 방사선 요법이나 화학·표적 항암제 등 직접적으로 암세포를 공격하는 기존 치료법이나 약물과 달리 환자 면역력을 강화해 암 치료를 돕는 차세대 치료제다. 다양한 암종에 적용할 수 있고 구토, 탈모, 소화불량, 백혈구 감소증 같은 기존 항암치료 부작용도 훨씬 적다. 게이츠는 "암뿐만 아니라 HIV, 결핵, 말라리아 같은 전염병도 사람 면역체계와 복잡한 상호작용을 한다"며 "면역 연구가 전염병 퇴치로 이어진다면 인류의 위대한 승리일 뿐만 아니라 생명과학 분야에 거대한 시장이 탄생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강조했다. 게이츠는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통해 면역 항암제를 연구하는 이뮤노코어라는 회사에 투자하고 있다.

미생물(Microbe)과 생물군계(Biome)의 합성어로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뜻하는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은 최근 '제2의 장기' 또는 '제2의 지놈'으로 불리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게이츠는 "영양실조와 장내 감염에 취약한 빈곤국 아이들은 마이크로바이옴이 미발달해 면역체계가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이로 인해 질병에 자주 걸리고 뇌 발달도 더뎌진다"고 지적했다. 위생적인 환경에서 자라는 부유한 국가 아이들도 가공식품과 항생제에 자주 노출된 탓에 비만, 자가면역질환, 당뇨, 고혈압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게이츠는 "어느 국가에서 자라든 어렸을 때부터 균형적인 영양 섭취, 건강한 마이크로바이옴을 유지하면 건강문제의 상당 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며 "영양식 섭취, 건강한 사람의 장내 세균을 이식하는 분변이식 등을 통해 건강한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성화하는 사업을 최근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은 영·유아 인지기능 장애를 예측할 수 있는 신경촬영법 등 기술을 개발하는 데도 투자하고 있다. 게이츠는 "아직 뇌 발달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도구가 개발되지 않았다"며 "1000억개 세포를 가진 이 기관에 대해 과학자들은 아직 '우주에서 가장 복잡한 물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게이츠는 "신경촬영법 등은 노화에 따른 인지저하나 치매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도 관심이 높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에도 1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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