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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모든 대중음악 근원은 아프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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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아시아+아프리카 밴드 ‘앗싸(AASSA)’

성기완·한여름·아미두 의기투합

서양-동양, 현대-전통 뒤섞인

앨범 ’트레봉봉’내고 27일 공연



한겨레

앗싸. 칠리뮤직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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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싸(AASSA)의 영문 표기에는 에스(S)가 연달아 두 개 붙는다. ‘아프로 아시안 싸운드 액트’(Afro Asian SSound Act)를 줄여 앗싸라 부르는 이들의 음악은 ‘사운드’가 아니라 ‘싸운드’다. 아프리카 사운드와 아시아 사운드, 두 개의 사운드가 더해져 싸운드가 됐다.

앗싸는 두 명의 아시아인과 한 명의 아프리카인이 결성한 팀이다. 시인이자 3호선 버터플라이의 리더로 활동했던 성기완과 정가(正歌)를 전공한 한여름, 그리고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 음악계급 ‘그리오’(griot) 가문 출신으로 한국에서 음악을 가르치고 있는 아미두 발라니 디아바테가 앗싸의 구성원이다.

크게 두 개의 사운드가 더해졌다 했지만 실제로는 더 많은 소리들이 앗싸의 첫 앨범 <트레봉봉>(Tres BonBon)에 담겨 있다. 아프로 리듬과 트로트 선율이 호흡을 맞추고, 블루스와 랩과 솔이 한데 뒤섞인다. 기타와 드럼으로 대표되는 서구 현대 악기와 발라폰, 칼라바시, 응고니 같은 아프리카 전통 악기가 한 곡에서 기묘하게 맞물린다.

이 묘한 혼합의 배경에는 성기완의 탐구가 있었다. 2005년부터 <교육방송>(EBS) 라디오 <세계음악기행>을 진행하면서 더 많은 세계의 음악을 접하게 됐고, 알면 알수록 아프로 사운드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다. 자신이 즐겨 듣던 모든 대중음악의 근원에 아프리카 음악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제가 지금까지 들었던 음악의 핵심이 뭐냐 생각해보면 저는 결국 아프리카 음악을 듣고 있었던 거예요. ‘내가 듣는 음악이 영국 음악인가? 내가 밴드에서 하고 있는 음악이 미국 음악인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 나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됐고, 아프로라는 접두어를 붙여 영국 음악은 아프로-브리티시, 미국 음악은 아프로-노던 아메리칸 음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그 연장에서 우리 음악을 아프로-아시안이라고 못할 건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2008년 훌쩍 아프리카로 떠나 석 달간 말리에 머물렀다. 그곳에서 어느 벽에 쓰여 있던 글을 보고 자신의 생각을 다시 확신할 수 있었다. ‘우리의 자식들’이라 쓰여 있는 글귀 아래 비틀스가 있었고, 롤링 스톤스가 있었고, 밥 말리가 있었다. 특별할 것도 없이 수많은 아프리카 음악가 이름 사이에 롤링 스톤스가 끼어 있었다. 그곳에서 만난 여든이 넘은 한 음악가는 성기완에게 “음악은 여행이다. 우리가 떠나보낸 소리들이 다시 우리에게 돌아오는 걸 느낀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이런 치열한 고민과 색다른 재능이 더해져 <트레봉봉>이 만들어졌다. 리듬은 팔딱거리고, 흥겨운 가운데 처연하게 전해지는 정서가 있다. 다양한 악기만큼 한국어, 영어, 프랑스어, 시아무어(부르키나파소 시아무족의 언어), 밤바라어(말리에서 사용되는 언어) 등 5개 국어가 노래에서 함께 노닌다. 가사도 하나의 악기처럼 통통 튀며 귀에 감긴다. 오는 27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 ‘채널1969’에서 열리는 공연에서 이들은 시루떡이라도 돌리겠다고 한다. “아프리카 음악에선 먹을 게 빠지면 안 되는 것 같아요. 아주 흥겨운 동네잔치가 됐으면 좋겠어요.”

김학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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