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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2 (수)

[지역이슈]제주 전기차 인프라 무임승차하는 렌터카 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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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제주 전기차 에코랠리 대회 참석한 원희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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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청 개방형 충전기 충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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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청 개방형 충전기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제주도 내 렌터카 업체들이 전기자동차 보유 대수를 늘리며 영업 확장에 나서면서도 정작 충전기 시설 등 관련 인프라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아 '제주도 전기차 인프라에 무임승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제주도렌터카협회에 따르면 도내에 운용 중인 전기자동차 렌터카는 총 2129대다. 이는 도내 전체 렌터카 대수인 3만1643대의 6.72%에 해당하는 수치다.

제주도에 등록된 전체 자동차 수 50만197대(2017년 12월31일 기준) 가운데 올해 상반기 등록 대수인 1만1520대로 계산해도 전기차 비율이 2.3%를 넘지 못하는 수준임을 감안하면 전기자동차 렌터카는 성장세가 돋보인다.

이같이 도내 렌터카 업체들이 전기차 비중을 단시간에 늘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제주도의 막대한 예산으로 구축된 충전 인프라 시스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도는 올해도 충전기 인프라 최적화 및 이용 편의 환경 조성에 116억원을 투입한다. 전기차 구매자 거주지와 공동주택, 대규모 주차장 등에 완속충전기 2430기를 추가 설치해 전기차 이용자의 충전 편의를 도울 계획이다.

또 공동주택 주변 주차도로 전보대를 활용한 중속 충전기를 시범 설치해 부족한 충전인프라 문제를 완화해 나갈 방침도 세워뒀다. 이같은 지원에 힘입어 제주지역은 전국에서 가장 전기차를 손쉽게 접하고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

제주도에는 개방형 충전기 695기가 도내 전역 곳곳에 설치돼 있다. 급속충전기만 334기에 달한다. 타지역 전기차 이용자들이 제주를 '전기차의 천국'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이러한 인프라 구축에 힘입어 전기차 보유 대수를 늘려가는 렌터카 업체는 자체 충전시설 보유에 만족하고 있는 실정으로 파악됐다.

도 내에서 테슬라사의 전기자동차와 쉐보레의 볼트 EV 등 최신형 전기자동차 렌터카 보급에 앞장선 한 대형 렌터카 업체는 총 54대의 전기차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업체는 업장 내에 설치된 자체 충전시설 9기(급속 2기 완속 7기)를 운용할 뿐이다.

이에 대해 업체 관계자는 "(전기차)차량 도입 확대에 따른 충전시설도 확장할 수 있겠지만 현재까지는 무리 없이 운영 중이다"면서 "제주도는 워낙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잘 돼 있어 (우리가)업장 외 충전기 설치 주체에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른 업체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제주에서 영업 중인 렌터카 업체 대부분이 최소 수준의 자체 충전기를 보유할 뿐이다.

비록 100% 가까운 충전 상태에서 차량 렌트가 이뤄지고 있지만, 이용자들의 도내 개방형 충전기 사용이 필수임을 감안하면 제주도의 충전기 보급에 기댄 영업 확장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개방형 충전기 이용에도 도내 전기차 이용자와 렌터카 이용자 간 마찰도 발생하고 있다.

3년 전부터 전기차를 타고 있는 제주도민 이용석(44·제주시 용담동)씨는 "최근 들어 전기자동차 렌터카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개방형 충전기 이용이 어려워졌다"며 "늘 이용하는 충전기 앞에서 20~30분 대기하는 일은 이제 자연스러운 일상이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렌터카 이용자들 대부분이 차량 내 전화번호도 적어놓지 않아 충전기를 꼽아놓고 자리를 뜨면 연락할 방법도 없다"며 "충전기가 많아졌지만, 전기차도 늘어 충전환경은 갈수록 나빠지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전기자동차로 택시 영업을 하는 김모(51 제주시 이도일동)씨도 "도청 등 무료 급속충전시설에 전보다 렌터카 차량을 쉽게 볼 수 있다"며 "가끔이지만 렌터카 차량이 충전기를 막고 있으면 조금 얄미운 생각도 든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렌터카 업체들이 업장에 마련된 충전 시설뿐만 아니라 도내 곳곳에 자체 충전기 시설을 설치해 운용한다면 더욱 효율적인 충전 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다"며 "도에만 의존하지 말고 인프라 구축에도 신경 써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woo122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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