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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현대건설 ‘재무통’ 박동욱호 출범 그 후]SOC예산 축소대비·해외부진 타개외형보단 실리, 관리보단 혁신 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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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욱(56·사진 ) 현대건설 재경본부 부사장이 사장으로 선임된 지난 5일 서울 안국동 현대건설은 긴장감이 가득했다. 현대건설 직원들은 박 사장의 선임 소식에 잠시 놀라는 듯 했지만, 금세 부서별 올해 주요 사업 사업성을 다시 분석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박 신임 사장의 승진은 지난해 말 정수현 전 사장의 임기가 6개월 이상 남은 때부터 업계에 회자될 만큼 어느 정도 예견됐다. 시장 상황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온 박 부사장이 곧 전면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왔다.

헤럴드경제

1988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박 사장은 1999년 현대자동차로 옮겨 2011년까지 재경사업부장(전무)을 맡는 등 그룹내 재무 전문가로 통했다. 2011년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할 당시 인수실사팀장으로 현대건설에 복귀한 박 사장은 이후 6년간 재무담당(CFO)으로 일했다. 기업 내에서 누구보다 내부 사정을 속속 꿰고 있는 사람이라는게 현대건설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현대건설 내부에선 박 신임 사장은 ‘관리’에 집중할 것이라는 세간의 예측과 달리, 혁신과 변화에 더 집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 사장은 자동차 판매 하락 등으로 현대차그룹 차원의 위기가 심화하는 가운데 현대건설이 본격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가야한다. 주택시장 침체와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 해외건설 시장 부진 등 경영환경이 어려워졌음에도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조직 쇄신 작업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안팎의 평가다. 현대건설은 기본적으로 주요 임원들이 대부분 건축, 토목, 기계공학 등을 전공한 엔지니어 출신으로 구성돼 있다. 상무 이상(상무보 제외) 임원 42명 가운데 경영학 등 문과계열을 전공한 사람은 10명도 안된다. 엔지니어로 현장소장까지 역임하다가 본사로 올라와 관리업무를 하는 게 대부분 현대건설 임원들의 승진 패턴이었다. 그러다 보니 기획이나 마케팅 등 분야의 혁신적인 마인드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많았다.

현대건설 출신 한 관계자는 “공급자 중심의 기존 엔지니어 마인드에서 소비자 중심의 제조업 마인드로 사고하는 사람이 우대될 가능성이 크다”며 “초대형 공사 수주 중심에서 수익성 높은 다양한 사업을 발굴하는 방향으로 조직 변화가 예상 된다”고 말했다.

조직도 한층 젊어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박 사장은 1962년생으로 상무 이상급 임원중 그보다 어린 사람은 5~6명 정도에 불과하다. 경력이 오래된 엔니지어를 우대하는 뿌리깊은 기업 문화에 변화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박일한 기자/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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