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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고준희양 시신유기 친부 등에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적용 검찰송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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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전북 군산의 한 야산에 암매장된 고준희(5)양은 친부와 내연녀의 지속적인 학대에 시달리다 결국 죽음에 이른 것으로 드러났다. 미숙아로 태어나 체질이 허약한데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앓아 제대로 밥을 먹거나 잠을 잘 수 없었지만, 이들은 처방약을 먹이기는 커녕 쇠자로 때리고 발길질까지 가해 목숨을 잃게 만든 것으로 밝혀졌다.

전북 전주덕진경찰서는 5일 준희양 시신유기 사건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 하고 친부 고모(37)씨와 내연녀 이모(36)씨에게 아동학대치사와 사체유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영유아보육법 위반 등 4가지 혐의를 적용해 6일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이들과 공모해 사체를 유기하고 허위 실종신고에 가담한 이씨의 어머니 김모(62)씨에 대해서도 사체유기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해 함께 송치하기로 했다.

고씨 등은 지난 해 4월26일 아침 호흡이 불안정해지고 의식을 잃은 준희양이 결국 숨지자 전주 인후동 김씨의 집으로 옮긴 뒤 다음날 오전 2시쯤 군산의 한 야산으로 싣고가 몰래 매장한 혐의다.

이들은 또 시신유기뒤 8개월여가 지난 지난 해 12월 8일 김씨가 집을 비운 사이 준희양이 사라졌다며 경찰에 허위신고하고, 지난해 6월부터 6개월 동안 완주군에 양육수당을 허위 신청해 매달 10만원씩 모두 6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 결과 고씨 등은 지난해 1월 25일 친모가 양육을 맡긴 준희양과 함께 생활하면서 평소 밥을 잘 먹지 않고 밤 늦도록 잠을 안잔다는 이유로 30㎝짜리 쇠자와 손, 발로 폭행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준희양은 발달장애 등의 원인이 되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앓아 밥을 잘 먹지 못하고 잠조차 제대로 잘 수 없는 상태였다.

고씨는 또 지난해 4월 초순에는 준희양의 발목을 수차례 밟아 고름이 나오고 기어다닐 정도로 상태가 악화돼 호흡곤란으로 의식을 잃는 상황이 반복됐는데도 병원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준희양 생모가 양육을 맡기면서 갑상선 기능 저하증 처방약 1개월분을 보냈지만 단 한 차례도 먹이지 않았고, 시신을 유기한 이후에는 쓰레기봉투에 버린 사실이 드러났다.

이같은 폭력과 학대에 시달린 준희양은 지난해 4월26일 아침 또다시 호흡이 불안정해지고 의식을 잃게 되자 고씨는 뒤늦게 병원에 데려가기 위해 차량에 태우는 과정에서 숨진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그는 그동안 폭행과 방임 등 학대사실을 외부로 탄로나 처벌받을 것을 우려해 곧바로 119 등에 신고하거나 병원으로 향하지 않고 이씨, 김씨 등과 공모해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주덕진경찰서 김영근 수사과장은 “수사 결과를 종합할 때 준희양이 고씨와 이씨의 지속된 폭행과 방임 등 학대를 견디지 못한 숨지게 된 것으로 결론났다”며 “준희양 시신의 등쪽 갈비뼈 등이 부러지고 흉강내 장기손상으로 인한 출혈 가능성에 비춰볼 때 외부 충격으로 인한 2차 쇼크사 가능성이 높다는 국과수 부검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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