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부모님이 식재료 배송
주방장 없이 부부가 직접 요리
맛대맛 다시보기 │ 종로5가 남해굴국밥
서울 종로 ‘남해굴국밥’. [김경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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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은 신선도가 생명이에요. 아무리 요리를 잘해도 굴이 싱싱하지 않으면 맛이 안 나거든요. 게다가 고기와 달리 굴은 냉동을 못해요. 얼었다가 녹으면 국물이 뿌옇고 걸쭉해져서 맛이 없거든요.”
서울 종로5가 남해굴국밥 정순희(55) 사장이 매일 아침 통영에서 30~40㎏씩 굴을 배달받는 이유다.
서울 종로 ‘남해굴국밥’의 정순희 사장은 매일 아침 통영에서 굴을 받아 직접 손질 한다. [김경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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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막상 받아 보니 굴이 싱싱하지 않거나 배달 시간이 들쑥날쑥하기 일쑤였다. 그렇게 서너 곳을 거쳐서 싱싱한 굴을 제 때 주는 지금의 거래처를 찾았다. 좋은 재료가 준비됐으니 다음 단계는 좋은 맛을 내는 거였다. 유명하다는 굴국밥집은 다 찾아가서 먹어봤다. 대형 프랜차이즈점부터 작아도 맛집으로 소문난 곳까지 전부 찾아갔다.
“먹는 장사를 계속해 온 덕분에 먹어보면 들어가는 재료와 조리법을 대충 알거든요. 손님이 많은 식당 맛을 따라하기보다는 좋은 점들을 참고해 나만의 맛을 내려고 노력했죠. ”
부추, 두부, 계란 등을 넣어 영양도를 높인 굴국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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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깃집이 워낙 일손이 많이 필요해 다른 아이템을 고민하던 정 사장의 머릿속에 떠오른 게 어린 시절부터 즐겨 먹던 굴이었다. 그렇게 2007년 종로에 굴국밥집을 열었다. 요즘도 완도에 있는 부모님으로부터 주요 식재료를 받아서 쓴다. 매일 담그는 겉절이김치는 친정어머니가 담가 보내준 멸치젓갈로 만들고 매생이도 완도에서 부모님이 직접 사서 보내준다.
분명 맛집인데 이 집은 요리사가 따로 없다. 정 사장과 남편이 재료 손질부터 요리까지 도맡아 한다. 정씨 부부는 오전 8시 이전에 식당에 나온다. 밥과 반찬을 하고 그날 판매할 굴도 손질한다.
“주방장이 따로 있으면 몸은 편할지 모르죠. 하지만 주방장이 바뀔 때마다 맛이 조금씩 변할 수밖에 없어요. 우린 부부가 다 하니까 맛이 일정하죠.”
송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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