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강서구 크레인 사고 “폐자재 위에서 작업한 탓” 잠정 결론

[헤럴드경제=이슈섹션] 서울 등촌동 크레인 사고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감식결과가 나왔다.

29일 서울 강서경찰서는 “조사 결과, 사고 크레인은 콘크리트 쓰레기를 쌓아놓은 폐자재 위에 올라가 작업을 하다 넘어진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앞서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입건한 크레인 기사는 경찰 조사에서 “굴착기를 들어 올리던 중 균형을 잃었을 때 나는 크레인 경고음이 ‘삐삐’ 하고 울렸다“며 ”그리고 바로 옆으로 넘어졌다”고 진술했다.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들도 “경고음이 울린 뒤 곧바로 크레인이 도로 쪽으로 쓰러졌다”고 말했다.

사고 크레인은 당시 5t짜리 굴착기를 건물 5층 옥상으로 들어 올리다 버스 정류장이 있는 도로 쪽으로 넘어졌다.

경찰과 국과수는 사고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벌였다.

경찰 관계자는 “크레인 전도 사고의 원인은 대개 세 가지다. 하중 자체가 무겁거나, 지주대를 잘못 설치했거나, 지반이 연약한 경우다”며 “향후 정밀 감식이 필요하지만, 어제 국과수 감식 결과, 연약한 지반 탓으로 사고 원인이 좁혀졌다”고 말했다.

철거한 콘크리트 등 폐자재 더미를 잘 다지지 않고 70t짜리 크레인을 올려 작업을 하다 균형을 잃었다는 게 경찰의 잠정 결론이다.

경찰은 철거 공사를 지휘한 현장소장도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크레인 기사 뿐만아니라 시공사·시행사·감리업체 등 관계자들도 차례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며 “최근 크레인 사고가 이어지는 만큼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크레인 사고는 올해만 열한 번 발생했다. 이번 사고의 사망자(1명)를 포함해 공사장 크레인 사고로 20명이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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