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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제천 스포츠센터 불로 29명 사망…9년 만에 최악 화재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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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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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21일) 충북 제천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 29명이 목숨을 잃고 29명이 부상했습니다.

2008년 경기도 이천 냉동창고(40명 사망) 화재 이후 9년만에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화재 참사입니다.

불이 난 스포츠센터는 화재에 취약한 필로티 건물에 내부 구조가 미로처럼 복잡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사고 현장 주변 주차된 차량으로 소방차 초기 진입이 늦어진 탓에 초동 진화에 실패한 드러났습니다.

소방과 경찰 당국은 희생자가 더 없는 지 추가 수색에 나서는 한편 원인조사에 집중할 방침입니다.

충북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어제 오후 3시 53분 제천시 하소동에 있는 스포츠센터 '두손스포리움' 1층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이 9층 건물 전체로 번졌습니다.

목격자들은 차량에서 '펑'하는 소리와 함께 불길이 시작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또 다른 목격자는 1층 천장 부분에서 불길이 일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불은 필로티 구조로 돼 있는 건물 중앙통로를 타고 삽시간에 상층부로 옮겨갔습니다.

불에 취약한 드라이비트 외장재가 불길이 번지는 사다리 역할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오후 5시 40분 큰 불길을 잡은 소방당국은 곧장 건물 내부 수색에 들어갔습니다.

5시간가량 진행된 수색작업에서 모두 29명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2층 여자 목욕탕에서 가장 많은 20명의 시신이 나왔고 또 6∼7층 헬스장에서 9명의 시신이 확인됐습니다.

사망자는 여성 24명, 남성 3명으로 확인됐으며 나머지 2명은 성별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부상자도 29명이나 발생했습니다.

이들은 연기를 흡입했거나 찰과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소방당국은 신고가 접수된 직후 화재 진압 차량과 구급차 44대, 소방·경찰인력 494명, 헬기 2대를 출동시켜 진화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불이 난 건물 주변에 주차된 차량으로 소방차 초기 진입이 늦어져 초동 진화에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소방차가 진입하는 데 필요한 7∼8m의 도로 폭도 확보되지 않아 화재 현장 접근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습니다.

굴절 소방 차량이 고장 나 고층에 대피해 있던 주민들 대피가 지연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날씨가 너무 추워 밸브가 터지면서 한동안 굴절차를 작동할 수 없었다는 게 소방당국의 설명입니다.

이 때문에 민간업체의 사다리 차량이 8층에 있는 주민 3명을 구조하기도 했습니다.

불이 난 건물이 필로티 구조였던 점도 화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1층이 기둥으로만 이뤄진 필로티 구조의 건물은 불이 나면 좁은 입구에 많은 양의 연기와 유독가스가 쏟아져 나와 진화가 어렵습니다.

또 이 건물은 스티로폼에 시멘트를 바른 단열재를 외장용으로 쓰는 드라이비트 공법을 채용, 불에 상당히 취약했습니다.

2015년 1월 4명이 숨지고 126명이 다쳤던 경기 의정부 아파트 화재 때도 불에 취약한 외벽 마감재인 드라이비트 탓에 불이 급속하게 번진 바 있습니다.

충북지방경찰청은 이번 사고와 관련, 제천경찰서에 수사본부를 설치했습니다.

수사본부에는 충북경찰청 강력계와 과학수사계, 제천경찰서 직원들이 투입됐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한 만큼 사고 원인, 경위, 책임 소재 등을 명확히 밝히겠다"고 전했습니다.

정부도 신속히 사고수습을 위해 제천시청에 '범정부 현장대응지원단'을 구성해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현장대응지원단은 김광용 행안부 재난대응정책관을 단장으로 현장지원총괄반, 언론지원반, 의료 및 장례지원반, 이재민 구호 및 심리지원반, 부처협업반으로 구성됐습니다.

지원반에는 경찰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청,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 충청북도 등 6개 기관 소속 총 30명이 참여합니다.

[유영규 기자 ykyo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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