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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특검, '블랙리스트' 2심서 김기춘 징역7년·조윤선 징역6년 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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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북한 공산주의자들과 똑같은 짓"

조선일보

김기춘 전 비서실장(왼쪽),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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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근혜 정부 시절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인들의 명단(이른바 ‘블랙리스트’)을 만들어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한 혐의로 기소한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5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2심에서 각각 징역 7년과 징역 6년을 구형했다. 특검팀이 1심 때 재판부에 요청했던 형량과 같다.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조영철)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특검팀은 “민주주의는 나와 남이 다르다는 걸 인정하는 데서 출발하는데, 피고인들은 단지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지원배제 범행을 저질렀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특검팀은 “피고인들은 과거 군부독재 시절에나 있던 행태를 자행했다”며 “자신이 누리고 있던 알량한 권력에 취해 어느 누구도 자기 행위가 잘못된 것이라고 조금도 생각 안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죽음까지 생각할 정도였던 문화예술인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지난 30년간 국민 모두가 지키고 가꿔온 민주주의를 파괴했다”며 “피고인들은 역사로부터 아무 것도 배우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검은 구형 배경을 설명하면서 미국 영화배우 메릴 스트립(Meryl Streep)이 ‘문화 다양성’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한 내용을 인용하기도 했다.

특검은 “수사가 한창이던 올해 1월 74회 골든글러브 수상식에서 공로상을 수상한 메릴 스트립은 ‘할리우드에 넘쳐나는 아웃사이더와 외국인들을 다 쫓아내면 미식축구와 이종격투기 말고 볼 게 없다. 그건 예술이 아니다. 권력을 가진 자가 자기 지위를 이용해 다른 사람을 괴롭히면 우리는 모두 패배한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권력 최상층부에서 단지 견해를 달리하거나 비판한다는 이유만으로 문화예술인들을 종북 세력으로 몰고 지원을 배제했다”며 “북한 공산주의자들과 싸운다는 명분 아래 그들이 하는 것과 똑같은 짓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앞서 1심에서는 특검팀의 구형량에 못 미치는 재판 결과가 나왔다. 1심에서 김 전 비서실장은 징역 3년, 조 전 장관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특히 조 전 장관은 국회 위증 혐의만 유죄로 인정되고 ‘블랙리스트’ 혐의에 대해선 무죄가 나왔다.

특검팀은 함께 기소된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 대해선 징역 6년,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과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에겐 각각 5년, 김소영 전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은 3년을 구형했다. 이들 역시 1심 구형량과 같다.

1심에서는 불구속 재판을 받고 있던 김 전 교육문화수석에게 징역 1년 6개월형이 선고됐었다. 또 김 전 문체부 장관에겐 징역 2년, 신동철·정관주 전 비서관에게는 징역 1년 6개월 실형이 각각 선고됐다. 김 문화체육비서관은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었다.

[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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