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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사설] 충격적 신생아 집단사망 원인 신속히 밝혀 불안 잠재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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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던 신생아 4명이 1시간20분 새 집단 사망한 사건은 충격적이다. 명색이 대학병원이란 곳에서 발생한 후진국형 사고에 아연실색한 국민이 많았을 것이다. 이 병원 외에도 전국 여러 병원에 입원 치료 중인 아이들의 부모는 이번 사고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가슴을 졸여야 한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18일 "최종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전국 신생아 중환자실 안전관리 상황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해 달라"고 당부한 것은 이 같은 불안감을 의식한 조치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사망한 신생아 중 3명은 사망 당일 세균 감염이 의심되는 증상을 보여 혈액배양검사를 받았다고 한다. 검사 결과는 20일께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보건당국은 '그람음성균' 감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살모넬라균, 이질균 등이 포함되는 그람음성균은 중증 질환자나 신생아에게 2차 감염을 유발할 수 있는 세균이다. 그러나 나머지 1명의 사망자는 감염 증상을 보이지 않았던 데다 설혹 세균감염이 원인이라 하더라도 1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한꺼번에 사망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이대목동병원은 이번 사고 이전에도 크고 작은 안전사고로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지난 9월 영아에게 수액을 투여하던 중 수액세트에서 날벌레가 발견됐고 지난해 7월엔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는 간호사가 결핵 확진을 받았다. 이후 영아 2명과 직원 5명이 잠복 결핵감염 판정을 받았다. 2014년에는 4개월간 좌우가 바뀐 엑스선 필름 영상으로 축농증 환자 500여 명을 진료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당시 123명의 환자들이 엉뚱한 부위에 치료를 받았다. 이 같은 전력을 감안할 때 이번 사고에서도 병원 또는 의료진의 직접적 과실이 원인이 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세균 또는 독성물질에 오염된 약물 또는 의료기기가 사용됐거나 고농도 약물 또는 이물질이 투입됐을 가능성이 있다. 보건당국은 차제에 신생아 중환자실 외에 이대목동병원 전체를 상대로 고강도 위생·안전 및 관리실태 점검에 착수해야 한다. 어딘가 문제가 있지 않고서는 한 번도 아니고 수차례에 걸쳐 이런 유의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없다. 대학병원은 사람의 목숨을 다루는 곳으로 그 소임의 막중함에 걸맞은 책임을 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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