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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화)

류여해·유기준 등 당협위원장 탈락자들 항의…한국당 지도부 "흠집내는 언사 자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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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여해·유기준 등 당협위원장 탈락자들 항의…한국당 지도부 "흠집내는 언사 자제하라"

당 혁신 차원에서 이뤄진 자유한국당의 당무감사 결과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국당은 당무감사 결과를 근거로 17일 현역 의원 4명을 포함한 62명을 당협위원장직 교체 대상으로 발표했고, 하루가 지난 18일에도 이들 당협위원장의 반발이 줄을 이었습니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불가피한 조직 혁신이자, 당무감사 자체가 객관적으로 이뤄졌음을 강조하는 등 물러설 뜻이 없음을 밝힌 만큼 당분간 진통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당협위원장 교체 대상에는 친박(친박근혜)계인 서청원·유기준 의원과 배덕광·엄용수 의원 등 현역 의원 4명 및 류여해(서울 서초갑) 최고위원에 더해 권영세(서울 영등포구을), 박민식(부산 북구강서구갑) 전 의원 등 인지도가 높은 당협위원장 상당수가 포함됐습니다.

이날부터 재심 절차가 진행되지만, 이들은 재심과는 별도로 기자회견 등을 통해 격앙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친박계 4선인 유기준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교체 대상자로 선정된 원외 당협위원장 10여 명과 함께 당무감사 결과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입니다.

유 의원은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서로 통합해서 단결해도 모자란 판에 갈라치기를 하면 앞으로 우리 당의 미래는 암울할 뿐"이라며 "홍준표 대표의 사당화 시도에 항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박민식 전 의원도 이번 당무감사 기준이 합리적이지 않았다며 반발했습니다.

그는 통화에서 "영남권이라고 다 같은 영남권이 아니다"며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대거 입성한 낙동강 벨트 지역구와 대구·경북(TK)에 동일한 잣대를 적용하는 게 말이 되느냐"라고 따져 물었습니다.

그는 이르면 19일 중앙당에 재심을 신청하면서 기자회견을 할 예정입니다.

박 전 의원의 기자회견과는 별개로 그를 지지하는 부산 북구 당협 선출직 구청장과 시의원, 구의원 등은 이날 한국당 당사를 찾아 '상경 시위'를 벌일 예정입니다.

류여해 최고위원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울분을 터뜨린 데 이어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재차 반발했습니다.

류 최고위원은 "여자 정치인을, 그것도 싹을 꺾거나 뭉개는 것은 정치 도의에도 어긋난다. 여성 정치인을 무시하는 오래된 정치 악습"이라며 "홍 대표는 여자를 무시하는 마초가 맞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습니다.

여기에 친박계의 맏형 격이자 국회 최다선(8선)인 서청원 의원은 전날 "고얀짓"이라며 불편함을 감추지 않은 데 이어 이날도 간접적으로 당무감사 결과에 '항의 표시'를 할 예정입니다.

서 의원(경기 화성갑)을 비롯해 경기 화성지역의 갑을병 당협위원장이 일제히 교체 대상에 오른 것과 관련해 이 지역 시도의원 등은 이날 '한국당의 대통합과 위기극복 방안'을 주제로 항의 기자회견을 합니다.

한 관계자는 "서 의원이 직접 나서는 기자회견은 아니다"며 "화성지역 전체 당협위원장을 모두 교체하는 것은 지역발전을 위해 옳지 않고 지방선거가 어려워질 수 있음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당 지도부는 한 치의 양보도 있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당 대표는 물론이고 원내대표인 저도 발표될 때까지 그 결과를 전혀 모를 정도로 객관적으로 진행됐다"며 "당 지도부가 정치적 판단을 했다는 일말의 오해를 남기지 않게 극도로 진중하고 신중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홍문표 사무총장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감사 결과를 놓고 자기 나름대로 논리와 이야기는 있겠지만, 주장이 지나쳐 당에 대해 흠집을 내는 좋지 않은 언사는 자제했으면 좋겠다"며 우회적으로 경고했습니다.

한 주요 당직자는 통화에서 "당협위원장 교체는 정치적 행위이기 때문에 탈락자들이 법적 소송에 나서더라도 소용이 없을 것"이라며 "우리도 방어할 수 있는 정확한 자료들을 완벽히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부 탈락자는 당무감사 결과를 수용하는 입장을 내기도 했습니다.

전하진 전 의원(경기 성남 분당을)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어제 당무감사 결과를 통보받고 지역구 당협위원장 직을 내려놓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아마도 지금의 한국당은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것보다 한 명의 당원이라도 더 모을 수 있는 위원장이 필요한 듯하다"며 "그 점에서 저는 확실한 비전 제시도 못 하는 상황에서 발로 뛰어 당원을 모집하는 일에 소홀히 한 것이 사실"이라고 자인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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