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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TF현장] "제빵기사 직접고용" 두 노조, 전격 연대…단체교섭 나선다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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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노총 회관 앞 커피숍에서 한국노총, 민주노총,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직접고용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여의도=황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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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황원영 기자] "파리바게뜨는 제빵기사를 직접고용하고 노사 대화에 임하라."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직접 고용을 둘러싼 논란이 노노(勞勞) 갈등으로 이어지며 서로 대립하는 모습을 보였던 두개 노조가 18일 전격 연대키로 했다.

고용안정에 무게를 둔 한국노총 공공연맹 중부지역공공산업노조와 직접고용을 고수하던 민주노총 산하 화학섬유노조는 이날 업계의 우려를 뚫고 '본사 직접고용'에 뜻을 모으기로 했다. 또한 양대 노조는 파리바게뜨가 추진하고 있던 3자 합작사 '해피파트너즈'를 통한 간접고용에도 반대키로 했다. 해피파트너즈는 가맹본부, 가맹점주협의회, 협력업체 등 3자가 합작해 설립 회사다.

이번 협상테이블에서 양대 노조가 합의를 이끌어냄에 따라 직접고용을 둘러싼 대립은 본사와 노조간의 구도로 단순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계열 파리바게뜨 제빵사 노조는 서울 여의도 한노총 회관 인근 SPC계열 커피숍 파스쿠찌에서 만나 제빵사 직접고용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들 대화는 비공개로 이뤄졌으나 파리바게뜨 직접고용 논란을 둘러싼 여론의 뜨거운 관심을 증명하듯 십여 명의 취재진이 몰리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전국민주화학섬유노동조합연행 임영국 사무처장,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문현군 부위원장,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이남신 소장, 참여연대 경제노동팀 최재혁 팀장, 참여연대 안진걸 공동사무처장, 한국노동조합총연맹 김태룡 실장 등 6명의 관계자가 참석했다.

갑자기 쏟아진 폭설로 예정된 시간보다 다소 늦은 10시20분쯤 예정된 인원이 모두 모였으며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가 이어졌다.

제빵기사 직접고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동 대응방안을 마련하고자 하는 자리인 만큼 오랜 시간 논의가 이뤄졌다. 약 1시간30분 후인 11시50분쯤 대화를 마친 이들은 "직접고용이 원칙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직접고용을 둘러싼 문제가 연내 마무리될 수 있도록 공동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남신 소장은 "파리바게뜨 본사는 고용부의 시정지시에 따라 이행당사자로써 직접고용 책임을 져야 한다는 데 양대 노조가 의견을 같이했다"며 "파리바게뜨가 추진하고 있는 3자 합작사는 불법파견당사자인 협력업체가 속해 있기 때문에 성립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안진걸 사무처장은 역시 "양대 노조는 직접고용 원칙을 재확인했으며 본사가 대화에 응한다면 합리적은 대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파리바게뜨가 제빵사들에게 간접고용 동의서를 강압적으로 작성토록 했다는 논란에 대해서도 "제빵기사 대부분은 젊은 여성이며 취약한 근로환경에 처해 있다. 강압적으로 동의서를 받았다는 사례를 다수 보고받았으며 이는 명백한 부당노동행위이자 인권침해"라고 비판했다. 앞서 화섬노조 등은 파리바게뜨 본사가 제빵기사들을 모아놓고 단체로 근로계약서에 서명하도록 하고 서명하지 않을 경우 퇴근을 시켜주지 않는 등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해왔다. 또한 해피파트너즈 대표이사 명의가 없는 엉터리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양대 노조는 공동 교섭 방식으로 파리바게뜨 본사에 단체교섭 및 간담회 요청서를 보낸다는 계획이다. 파리바게뜨 본사가 대화에 나서지 않을 경우 허영인 SPC그룹 회장을 압박하는 방안도 강구한다.

그간 파리바게뜨는 양대 노조를 두고 교섭 당사자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두 노조 모두 제빵기사 5300여명 중 과반수 이상을 노조원으로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양대 노조는 "두 노조의 실체가 분명한 데다 고용부의 시정지시도 있었기 때문에 법정 요건을 따지는 건 무의미하다"며 "파리바게뜨 본사가 양대 노조와 직접 대화에 나서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직접고용과 관련한 문제는 한국노총 노조가 출범하기 이전부터 있었던 민주노총 산하 화학섬유식품노조 파리바게뜨 지회가 대변해왔다. 민주노총 노조는 약 700여명의 제빵기사가 가입해 있으며 즉각적인 집적고용을 주장하며 파리바게뜨 본사와 대립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한국노총 계열 노조가 설립되면서 복수 노조가 됐다. 한국노총에 가입한 노조원은 1000여명으로 민주노총보다 그 수가 많다. 한국노총은 제빵기사 5300여명 중 과반수 이상을 확보해 교섭대표 노조로서 지위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두 노조가 각각 개별적으로 움직이면서 노노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사태가 과열양상을 보임이면서 사측과 협상 셈법이 복잡해졌고 오히려 양대 노조 모두 부담감이 증대됐다. 이에 따라 논의를 통해 의견 조율에 나서자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양대 노조의 만남이 성사됐다.

이번 논란은 지난 9월 고용부가 파리바게뜨 협력업체 소속 제빵기사 5300여명을 본사에서 직접 고용하라는 시정지시를 내리면서 촉발됐다. 파리바게뜨는 고용부를 상대로 직접 고용 시정지시 처분 취소청구 소송을 제기하고 3자 합작사인 해피파트너즈를 통해 이들을 고용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처분 취소청구와 관련한 첫 심리는 내년 1월 24일 오전 11시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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