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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양심치과의사 강창용의 ‘문재인 케어’에 향한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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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케어’로 과잉진료 맘 먹으면 치과 떼돈 벌수 있어”

가장 상처된 말 “돈도 하나 없는 거지새끼들”

“‘종양이 작아도 어차피 커질 테니 배 엽시다’

안 하는 것과 보전적 치료는 마찬가지”

‘왜 포기하지 않느냐’ 질문에

“잘못된 것 ‘고치라’고 한 것 아니라 ‘잘못됐다’고 한 것…

되든 안 되는 포기하지 않을 것”

중앙일보

서울대 치대를 졸업하고 개원 11년차 치과의사 강창용 원장. [사진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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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 치과의사’ ‘왕따 치과의사’로 강창용 그린서울치과 원장이 “‘문재인 캐어’가 되려면 과잉진료를 막는 게 더더욱 중요하다”며 “과잉진료 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치과가 떼돈 벌 수도 있으니, 자칫하면 치아 건강을 지키는 게 아니라, 차라리 치과에 안 가느니만 못한 결과가 빚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강 원장은 15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본인부담금이 줄어들면 ‘이것도 하세요, 저것도 하세요’ 하는 치과가 더 늘어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은 환자가 30만원씩 내는 것도 ‘안 하면 큰일납니다’ 해서 하게 하는데, 과잉진료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이대로 간다면 고양이한테 생선 주는 격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강 원장은 보전적 치료를 암 치료와 비교해서 설명했다. 그는 “의사가 종양이 1㎝ 정도일 땐 수술 안 하고 지켜볼 때도 있다”며 “종양이 작아도 어차피 커질 테니 배 엽시다’ 그러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종양을 제거하는 것보다 배를 열었다 닫았다 하는 것의 위험이 더 크면 안 하고 지켜보는 거”라며 “치과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어 “사람들이 충치 치료라고 하면 충치만 제거하고 덮어씌우는 줄 아는데 보철 재료가 들어가게 하기 위해서 충치보다 몇 배로 파내야 한다”며 “금니 할 때 대개 신경치료를 하는데 그것도 실은 신경을 ‘치료’하는 게 아니라 ‘제거’하는 거다. 신경을 제거하면 치아에 영양분이 잘 공급되지 않아서 까만 고목나무처럼 치아의 수명이 단축된다”고 보전적 지료를 권했다. 또 연령대별로 충치 진행 속도가 느리니 충치 걱정보다 잇몸 관리를 조언하기도 했다.

이어 강 원장은 ‘치과의사들 사이 격려나 지원은 커녕 ‘왕따’가 됐는데, 가장 상처가 된 말’에 대해 묻자 “환자들에게 ‘돈도 하나 없는 거지새끼들’”이라고 했다. 그 말을 접한 강 원장은 원장실에 들어가 울었다고 한다. 그는 “절 똥이라고 불러도 좋다. ‘똥파리가 똥에 꼬인다’는 비난 댓글을 봤다. 나를 똥 취급하는 건 괜찮은데 환자를 ‘똥파리’를 넘어 ‘거지새끼’라고 하니까 열이 확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돈을 기준으로 환자를 평가하는 것”이라며 “돈 없는 게 죄인가요? 사람을 어떻게 돈으로 환산해요?”라며 울먹였다.

그거면서 그는 “치과 치료에도 암 환자들 외과 진료처럼 일정한 매뉴얼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이어 “에나멜층의 손상 정도를 기준으로 해서 그 기준 같은 걸 만들 수 있다”며 “마음만 먹으면 치과계에서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충치 치료는 주관적이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또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벌어야 되니까 사람에 따라 나쁜 마음을 먹을 수도 있는 것”이라며 매뉴얼을 만들지 않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인터뷰 말미에 강 원장은 “장기려 박사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의사를 지망했다”며 “내가 잘 먹고 잘살고 잃을 게 많은 사람이라면, 지금 이런 일을 할 수 있었을까”라며 반문했다. 장기려 박사는 의료 활동과 사회 봉사 활동을 펼친 의사로 ‘한국의 슈바이처’라 불리는 의사다.

이어 그는 ‘왜 포기 않느냐’는 질문에 “틀린 걸 틀렸다고 하는 건데, 그걸 ‘왜 포기 안 하느냐?’는 말이 합당한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잘못된 걸 봤는데, 그걸 고치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잘못되었다고 얘기하고 있는 건데 그걸 포기한다? 거기서 포기하고 말고 할 게 어디 있느냐”며 “결국 자신하고의 싸움이니, 되든 안되는 이거 계속하고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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