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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北 김정은 집권 6년, 김정일 보다 더 대범해진 핵(核) 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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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 6주기…김정은, 핵·미사일 '올인'

위성으로 위장했던 장거리로켓, 노골적 ICBM 주장

대화는 단절, 핵개발과 대화 병행한 父와 달라

잇딴 핵·미사일 시험으로 기술력 비약적 발전

최고위층 잇딴 숙청으로 1인 지배체제 공고화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죽음으로 권력을 승계한지 사실상 6년이 지났다. 지난 2011년 12월 17일 김정일 사망 직후 12월 30일 김정은은 북한군 최고사령관에 추대돼 본격적인 3대 세습의 시작을 알렸다.

지난 6년의 김정은 시대는 북한이 주장하듯 ‘핵무력 완성’을 위한 과정이었다. 아버지 김정일의 유훈인 전략무기 개발에 ‘올인’한 그는 아버지 보다 더 대범했다. 김정은은 지난 해 2월 ‘광명성 4호’를 쏘아올릴 때까지만 해도 이를 장거리 미사일이라고 칭하지 않고 인공위성 발사였다고 주장했다. 당시 국제해사기구(IMO) 등 국제기구에 발사체 계획을 통보하며 ‘눈치’를 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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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미사일에 ‘올인’, 핵실험 4회·탄도미사일 61발 발사

그러나 북한은 더이상 장거리 로켓을 위성 발사체라고 얘기하지 않는다. 최근 잇따라 시험발사에 성공한 ‘화성’ 계열 탄도미사일에 대해 북한은 ‘대륙간탄도로켓’이라고 명명했다. 대륙을 넘어 타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즉 ICBM이라는 의미다.

핵실험과 같은 전략 도발 횟수도 잦다. 김정일 시대 때는 2006년과 2009년 두차례에 걸쳐 핵실험을 단행한데 반해 김정은은 집권 후 4번의 핵실험을 했다. 올해 9월 6차 핵실험 땐 수소폭탄에 버금가는 위력을 과시했다. 탄도미사일에 탑재하기 위한 핵탄두의 소형화와 경량화가 상당 수준에 이르렀음을 가늠케한다. 또 지난 6년간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모두 41차례에 걸쳐 61발에 달한다.

이에 따라 김정은은 아버지 대에 이루지 못한 탄도미사일 기술을 완성 단계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받는다. 남한 타격용인 스커드미사일과 주일미군 기지를 겨냥한 노동미사일에 더해 괌을 타격할 수 있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급 화성-12형 개발에 성공했다. IRBM급은 김정일이 완성하지 못한 미사일로 김정은이 ‘3·18 혁명’이라고까지 칭한 이른바 ‘백두산엔진’ 개발 성공으로 사거리 연장에 성공했다. 북한은 백두산엔진을 기반으로 한 화성-14형과 화성-15형 등을 통해 ICBM급 미사일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김정은 시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기술력 역시 상당 수준 진전된 것으로 군 당국은 평가하고 있다.

◇외부와는 대화 단절, 공포정치로 1인 지배체제 구축

그러나 김정은은 대화에는 인색하다. 앞서 김정일은 김일성 사망 직후 1994년 10월 미국과 ‘제네바 기본 합의’를 체결한 이후 경제적·외교적 실리를 취했다. 2002년 미 부시 행정부 들어 다시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개발 의혹이 불거지면서 경수로 제공 등의 합의가 중단됐지만, 이후에도 6자회담 테이블은 유효했다. 김정일은 9·19 공동성명, 2·13 합의 등으로 상황을 관리했다.

하지만 김정은은 문재인 정부의 지속적인 대화 제스처에도 묵묵부답이다. 미국이 군사적 옵션까지 거론하며 위협하고 있지만 김정은은 ‘경제·핵무력 병진노선’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 본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핵·미사일 완성을 통해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기 전까지는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낮다는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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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김정은은 수시로 숙청을 단행하는 ‘공포정치’로 1인 지배체제를 공고히했다. 2013년 12월 사실상 2인자로 여겨지던 장성택을 전격 처형했으며, 2015년 4월에는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을 공개 처형했다. 최근에는 황병서 총정치국장을 처벌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2인자로 평가받는 최룡해 당 부위원장도 지난 2014년 군 총정치국장에서 갑자기 해임된 적이 있다. 김정일의 장남이자 자신의 이복형인 김정남을 암살하는 극악성까지 드러냈다.

한편 북한 조선중앙방송과 노동신문 등 관영매체들은 17일 김정일 6주기를 맞아 대대적인 추모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매체들은 이날 당 간부 등이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밝혔지만 김정은의 참배 여부 등 동향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김정은은 5주기인 지난해까지 매년 김정일 사망 당일 이 곳을 참배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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