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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北 미사일 초고속 개발…과학자 파격 대우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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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로켓맨’ 집중 추적 보도 / ‘核 2인방’ ‘미사일 4인방’ 속도전 / 특혜주고 국민적 영웅으로 대접… 국제사회 예상 못한 기술 선보여 /“집권 이후 과학자 죽인 적 없어”…평양엔 ‘미래과학자거리’ 조성도 / 군사 분야에 기술자들 대거 발탁

세계일보

북한은 지난달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를 발사해 미국 본토 전역을 사정권에 두는 미사일 능력을 과시했다. 미국 등의 군 당국과 전문가들은 북한의 초고속 미사일 개발 능력에 화들짝 놀랐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북한이 ICBM으로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완벽한 능력을 갖춘 상태가 아니어서 북한의 미사일이 임박한 위협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북한이 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등 해결해야 과제를 남겨 놓고 있다는 게 미국의 대체적인 평가다.

그러나 북한의 미사일 개발 속도가 국제사회 예상을 훨씬 뛰어넘고 있다는 데 이론을 제기하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현지시간) ‘로켓맨’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정권의 미사일 개발 능력 확보 과정을 추적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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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 6주기 김정일 국방위원장 6주기인 17일 평양 만수대에서 주민들이 김일성 주석·김정일 위원장 동상에 헌화하고 있다. 북한 매체는 이날 0시 최룡해 등 조선노동당 중앙위 책임자들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 숭고한 경의를 표시했다고 전하면서 김정은 위원장 이름은 거명하지 않았다. 평양=AP연합뉴스


NYT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무엇보다 과학자를 파격적으로 대우하고 있다. 북한에서 ‘핵개발 2인방’ ‘미사일 4인방’ 등으로 불리는 전문가들이 김 위원장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핵·미사일 개발 속도전에 나서고 있다. 김 위원장은 핵·미사일 과학자에게 경제적 특혜를 주고 칭송을 아끼지 않으면서 국민적 영웅으로 대접하며 국가 발전의 상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북한 과학기술정보 사이트인 NK테크를 운영하는 최현규 사업단장은 김 위원장이 고모부 장성택 등을 처형하면서도 집권 이래 과학자를 죽인 적이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과학자들이 실패할 경우에도 기술 발전 과정에서는 시행착오가 있다는 사실을 잘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1년 권력을 승계한 김 위원장은 4년 뒤 평양 시내에 과학자들을 위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인 ‘미래과학자거리’를 조성했다.

조슈아 폴락 미들버리 국제연구소 연구원은 “북한의 금속공학과 기계공학은 이미 매우 정교한 수준에 이르렀고, 화학 분야도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지난 수십년 동안 일본을 통해 과학 논문과 저널 등을 들여왔고, 북한 학생이 외국에 나가면 과학 서적을 복사해 북한으로 가져오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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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 시험발사를 참관하며 환호하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연합뉴스


인터넷은 북한의 미사일 개발의 촉진제로 작용했다. 북한은 인터넷을 통해 공개된 정보를 취득하고, 디지털 도서관 등을 만들어 과학과 엔지니어링 기술을 축적했다. 북한은 또한 최고의 과학자와 기술자를 군사 분야에 배치해 미사일 등의 무기 개발 업무를 맡기고 있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미사일 4인방’으로 불리는 장창하·전일호·리병철·김정식과 ‘핵 개발 2인방’으로 불리는 리홍섭·홍승무 등 6명이라고 NYT는 밝혔다.

북한은 또 소련 과학자들을 북한으로 데려와 최고 1만달러(약 1090만원)의 월급을 주면서 기술을 전수받았다. 1992년에는 모스크바 출신 과학자 64명이 같은 항공기를 타고 북한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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