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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이자놀이 벌인 은행들…대출상품 내부 수익률목표 수년째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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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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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놀이로 실적을 끌어올렸다는 비판을 받아온 시중은행들이 실제로도 최근 몇 년 간 내부적으로 가산금리의 주요 요소인 대출 상품의 수익 목표치를 올려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 12월부터 올해 9월 사이 시중·지방·특수은행 등 15곳 가운데 10곳이 가계 일반신용대출 목표이익률을 끌어올렸습니다.

마이너스통장 등 마이너스대출을 뜻하는 신용한도대출 목표이익률을 올린 곳은 9곳, 분할상환식 주택담보대출 목표이익률을 높인 곳은 10곳이었습니다.

목표이익률은 은행이 대출 상품을 통해 얼마만큼의 이익을 낼 것인지 자체적으로 정해 둔 수치를 뜻합니다.

이는 업무원가, 법적 비용, 위험프리미엄, 가감조정금리 등과 함께 가산금리를 구성하는 요소로, 통상 목표이익률을 높이면 가산금리도 오르게 됩니다.

여러 은행 가운데 KEB하나은행의 목표이익률이 두드러지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나은행의 가계 일반신용대출 목표이익률은 2013년 12월 1.25%에서 2015년 12월 2.25%, 이듬해 2.73%로 뛰어올랐습니다.

올해 9월 현재도 목표이익률은 2.73%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사이 가산금리는 2013년 말 2.76%에서 오르내린 끝에 올해 9월에는 3.04%로 책정됐습니다.

가계 신용한도대출의 목표이익률도 같은 기간 1.25%에서 2.73%로 인상됐고, 가산금리는 2015년 12월과 지난해 12월, 올해 9월 사이에 2.02%에서 2.28%로 올랐습니다.

지난해 하나은행의 총자산 순이익률(ROA)이 0.43%였던 것을 고려하면 가계 일반신용대출과 신용한도대출의 목표이익률(2.73%)은 이의 약 6배인 셈입니다.

ROA 대비 대출 목표이익률이 지나치게 높게 설정된 것은 금융 당국이 이전부터 우려를 표명한 부분입니다.

하나은행 측은 "가산금리를 구성하는 가감조정 항목 중 가산 항목은 거의 없고 감면항목만 적용되고 부수거래 감면금리를 통해 실제 대출 평균금리를 타 은행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분할상환식 주택담보대출의 목표이익률은 0.72%에서 1.40%로 꾸준히 상승했습니다.

가산금리는 등락을 거듭하며 결과적으로 1.21%에서 1.38%로 조정됐습니다.

신한은행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1.12%였던 일반신용대출과 분할상환식 주택담보대출 목표이익률을 지난해 12월 1.25%, 올해 9월 1.27%로 조금씩 올렸습니다.

일반신용대출 가산금리는 지난해 12월 2.23%에서 올해 9월 2.65%로 인상했습니다.

신한은행 측은 서민금융상품인 새희망홀씨대출 취급비중이 증가하면서 가산금리가 올랐다고 설명했습니다.

목표이익률을 과도하게 끌어올린 은행들은 금리 마진을 통한 이윤추구, 이른바 '이자놀이'를 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제윤경 의원은 지적했습니다.

은행들이 새로운 수익구조를 만들어내기보다는 가계 대출에 높은 금리를 매기는 방식으로 이윤을 추구했다는 겁니다.

특히 최근 국내 은행들이 수년 만에 최대 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실적 잔치를 벌였기에 따가운 시선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제윤경 의원은 "은행이 영업이 어려울 때 혁신을 통해 비용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금리 마진으로만 수익을 창출했다"며 "이는 그야말로 전당포식 영업"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은행이 이자 마진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영업 관행에서 탈피하도록 당국의 적절한 지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도균 기자 getse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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