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5 (토)

美 망 중립성 폐기, 구글·페이스북 득·실?…한국 IT업계 미칠 영향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지난 15일(한국시간) 망 중립성 폐기를 결정한 가운데 망 사용료를 지불할 능력이 있는 글로벌 IT기업인 구글·페이스북 등은 더욱 성장하고 중소 IT업체나 스타트업들은 시장진입이 가로막힐 것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제공 | 구글 맵 화면캡처


[스포츠서울 김민규기자]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지난 15일(한국시간) 망 중립성 폐기를 결정한 가운데 망 사용료를 지불할 능력이 있는 글로벌 IT기업인 구글·페이스북 등은 더욱 성장하고 중소 IT업체나 스타트업들은 시장진입이 가로막힐 것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이 같은 우려는 국내 IT업계도 마찬가지다.

17일 미국 IT 외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망 중립성 폐기는 구글과 페이스북, 아마존과 같이 엄청난 재력(deep pocket)을 지닌 ‘빅 인터넷 회사’에는 좋은 소식이 될 것”이라며 “거대 인터넷 기업들은 이미 인터넷 개방성을 위협하고 있으며, 망 중립성 폐기는 상황을 악화시킨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망 중립성 원칙은 지난 2015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열린 인터넷’을 강조하며 모든 네트워크 사업자가 모든 데이터를 동등하게 취급해야 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특정 통신망 사업자들이 더 많은 망 사용료를 지불한 기업의 서비스나 콘텐츠의 전송속도를 높여주거나 특정 서비스 및 콘텐츠를 차단할 수 없도록 금지한 것이다.

미국 내 망 중립성 폐기를 비판하는 이들은 콘텐츠·플랫폼 사업자들은 인터넷망을 제공하는 업체에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게 될 것이며, 이는 실리콘 밸리의 성장을 가로막을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거대 인터넷 업체들은 망 사용료 부담을 감당할 수 있지만, 중소 IT업체나 스타트업들은 비용 부담으로 인해 시장에 진입조차 못 할 것이란 게 비즈니스 인사이더의 분석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구글·페이스북 등의 진심을 알고 싶다면 폐기 결정을 전후해 그들의 행동을 살펴봐야 한다”면서 “대다수 빅 IT 기업은 항의 시위에 참여하지 않았고 논란에서 안전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완전히 침묵했다”고 전했다.

국내 IT업계도 미국과 상황은 다르지 않다. 그동안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미국의 영향을 받아 자사 망을 이용하는 모든 기업을 동등하게 대우하는 망 중립성 원칙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미국에서 망 중립성 원칙이 폐지되면서 국내 IT업체나 스타트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지배적이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어디까지 적용될지 지켜봐야겠지만, 망 중립성이 폐지되면 그동안 무상으로 사용하던 카카오톡, 메신저 등에 요금을 부과하기 때문에 통신사에 상당히 유리한 것”이라며 “네이버·카카오 등과 같은 망 사용료 지불능력이 있는 기업들은 괜찮지만 중소 인터넷기업이나 스타트업은 이중고를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망 사용료 지불을 중소 IT기업이나 스타트업으로 확장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것”이라며 “소비자가 데이터 요금제 등을 사용하며 요금을 내는 상황에서 IT업계에도 요금을 부과하는 것은 통신사 배만 불리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의 망 중립성 폐지가 국내에 적용될 경우 통신사들의 트래픽 속도 조절 및 통행세 요구 등으로 인해 IT업계는 망 서비스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이날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이하 협회)는 입장자료를 통해 미국의 망 중립성 폐지 결정에 심각한 유감을 표하며, 건강하고 생산적인 인터넷 생태계 유지를 위한 지속적인 법과 제도, 정책 논의를 촉구했다.

협회는 “미국 FCC의 망 중립성 폐지 결정이 전 세계 인터넷에 미칠 영향에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면서 “망 중립성 원칙은 한국의 인터넷기업들이 성장하는데 기반이 돼 왔으며, 향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스타트업들의 탄생과 성장을 이끌 기반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결정은 그간 이루어온 인터넷기업들의 혁신과 향후 산업을 주도할 스타트업의 의지를 꺾어 인터넷 생태계 전반을 위협하게 될 것이며,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kmg@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