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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올해의 사자성어 '파사현정'…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부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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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신문, 매년 사자성어 선정

역대 정부 시절엔 어떤 사자성어 나왔나

노무현 정부, 다툼과 분열 지적 많아

이명박 정부엔 "비판에 귀 막았다"

박근혜 정부땐 '무능한 군주'

중앙일보

교수들이 2017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된 '파사현정'. 최재목 영남대 교수는 "적폐청산과 올바른 정치에 대한 기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한자는 깨뜨릴 파, 간사할 사, 나타날 현, 바를 정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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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들이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로 '파사현정(破邪顯正)'이 선정됐다. "사악하고 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의미다.

17일 교수신문에 따르면 전국 대학교수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34%가 파사현정을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았다. 교수신문은 매년 연말 그 해의 사회상을 담은 사자성어를 발표하고 있다.

파사현정을 추천한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는 "사회의 환부를 도려낼 힘과 용기가 시민들의 촛불에서 나왔다"며 "적폐청산이 제대로 이뤄져 '파사(破邪)'에만 머물지 말고 '현정(顯正)'으로 나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경봉 원광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도 "시민들이 올바름을 구현하기 위해 촛불을 들었고 나라를 바르게 세울 기반도 마련했다"며 "적폐청산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파사현정의 뒤를 이어 '해현경장(解弦更張)'이 18.8%의 선택을 받았다. 거문고의 줄을 바꿔 맨다는 뜻으로, 사회 정치적 제도를 개혁하는 것을 비유한다.

3위는 16.1%가 선택한 '수락석출(水落石出)'이었다. 물이 빠지자 바닥의 돌이 드러난다는 뜻이다.

역대 정부 어떤 사자성어 나왔나


교수신문은 2001년부터 매년 연말에 교수 설문조사를 통해 사자성어를 선정하고 있다. 대부분은 부정적인 뜻을 담은 사자성어가 선정됐다.

김대중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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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2년 선정된 사자성어 &#39;이합집산&#39;. 헤어졌다 모였다 반복한다는 의미다. 한자는 떠날 이, 합할 합, 모을 집, 흩어질 산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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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2년엔 '이합집산(離合集散)'이 선정됐다. 16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헤쳐 모여'를 연발한 정치권과 철새 정치인들을 겨냥한 사자성어였다.

노무현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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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 선정된 사자성어 &#39;당동벌이&#39;. 같은 무리끼리 뭉쳐 다른 자를 공격한다는 뜻이다.한자는 무리 당, 한가지 동, 칠 벌, 다를 이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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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유독 다툼과 분열을 지적하는 사자성어가 많았다. 2004년에 선정된 '당동벌이(黨同伐異)'는 "같은 무리와는 당을 만들고 다른 자는 공격한다"는 뜻이다. 대통령 탄핵, 행정수도 이전, 국가보안법 등의 이슈를 두고 정치권이 끊임없이 대립한 것을 빗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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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3월 12일 국회에서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며 여야 정치인들의 갈등이 극에 달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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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도 지역 갈등, 이념 갈등이 계속되면서 '상화하택(上火下澤)'이 꼽혔다. "위에는 불, 아래는 못"이란 뜻으로 서로 분열하고 이반하는 상태를 뜻하는 말이다.

이어 2006년엔 '밀운불우(密雲不雨)'가 선정됐다. "구름이 가득하고 빽빽한데 비가 내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일이 제대로 되지 않아 답답하다는 의미다. 교수들은 "정치가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고 각계의 불만이 극에 달해 답답한 상황"이라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명박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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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선정된 사자성어 &#39;호질기의&#39;. 병을 숨기고 의사에게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한자는 도울 호, 병 질, 꺼릴 기, 의원 의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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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병이나 잘못이 있는데도 귀를 막는다는 의미의 사자성어가 자주 꼽혔다. 2008년에 선정된 '호질기의(護疾忌醫)'는 "병을 숨기고 의사에게 보이지 않는다"는 뜻으로 남의 충고를 듣지 않는 자세를 일컫는 말이다. 교수들은 당시 촛불시위나 금융위기를 처리하는 정부 대응방식을 꼬집으며 이 사자성어를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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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주장하는 시위가 대대적으로 벌어진 2008년. 청와대의 ‘ 촛불시위 원천봉쇄’ 방침에 따라 경찰차량이 차단벽을 만들어 시위대 접근을 막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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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선정된 '장두노미(藏頭露尾)'는 "머리는 숨겼지만 꼬리는 숨기지 못한 모습"을 뜻한다. 교수들은 민간인 불법사찰, 한미 FTA 협상 등의 이슈에서 정부가 진실을 감췄다고 지적했다. 2011년 선정된 '엄이도종(掩耳盜鐘)' 또한 "귀를 막고 종을 훔친다"는 의미로, 나쁜일을 하면서 남의 비판에 귀막는 사람을 비판하는 뜻을 담았다.

박근혜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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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선정된 사자성어 &#39;지록위마&#39;. 사슴을 말이라 일컫는다는 뜻으로 진실을 속인다는 의미다. 한자는 가리킬 지, 사슴 록, 할 위, 말 마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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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진실을 감추거나 무능한 군주를 비판하는 사자성어가 줄곧 등장했다. 2014년 선정된 '지록위마(指鹿爲馬)'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는 뜻으로 진실을 거짓으로 속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당시 교수들은 세월호 참사,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사건 등에서 정부가 진실을 감췄다고 비난했다.

2015년엔 '혼용무도(昏庸無道)'가 선정됐다. '혼용'은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를 뜻하는 '혼군'과 '용군'을 합친 말로, 혼용무도란 "군주의 실정으로 나라 상황이 어지럽다"는 뜻이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서 보여준 무능함과 역사교과서 국정화의 무리한 추진 등을 비판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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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벌어진 2016년 선정된 사자성어 &#39;군주민수&#39;. 임금은 배, 백성은 물이란 뜻이다. 한자는 임금 군, 배 주, 백성 민, 물 수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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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에는 '군주민수(君舟民水)'가 선정됐다. "임금은 배, 백성은 물이니 물의 힘으로 배를 띄우지만 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는다"는 뜻으로 '순자 왕제편'에 실려있다. 정권을 뒤집은 촛불의 힘을 표현한 성어였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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