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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물 없이 화재진압 출동한 소방차… 관리책임 소방관 징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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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영동에서 물을 싣지 않은 소방차를 끌고 화재 현장에 출동해 진화에 차질을 빚은 의용소방대와 관련, 관리 책임이 있는 영동소방서 관계자들이 징계를 받게 됐다.

충북소방본부는 영동소방서에 기관 경고 조처를 내리고, 의용소방대 관리 책임자 A 소방교와 B 소방장에 대해 징계 의결 요구를 통보했다고 17일 밝혔다.
세계일보

세계일보 자료사진


영동소방서 징계위원회는 의결 요구를 받은 뒤 60일 이내로 징계 여부와 수위를 결정해야 한다. B 소방장은 물이 없이 현장에 출동한 의용소방대 소방 차량을 마지막으로 점검한 관리자다. A 소방교는 의용소방대 관리 책임자다.

충북소방본부 관계자는 “의용소방대원은 정식 소방관이 아니라 책임을 추궁하기 어렵다”며 “장비에 물이 준비돼 있는지 확인하는 등 의용소방대 관리를 제대로 하지않은 소방관의 책임을 묻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A 소방교와 B 소방장은 견책이나 감봉에 해당하는 경징계 처분을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물 없는 소방차를 끌고 출동한 사람들은 소방관서가 없는 시골에 조직된 의용소방대원이다. 이들은 화재 현장에 출동할 때 약간의 수당을 받지만, 평소 생업에 종사하는 일종의 자원봉사자다.

지난달 25일 오전 8시 23분쯤 영동군 추풍령면의 한 정미소에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의용소방대원은 5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소방차의 탱크에는 물이 채워지지 않은 상태였다.

이들이 허둥대는 사이 불은 더욱 거세졌고, 8분 뒤인 8시 35분 인접한 황간119안전센터의 소방차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건물과 기계설비 등이 불에 휩싸인 상태였다. 불은 신고된 지 47분 만에 진화됐다. 정미소 건물(295㎡)과 도정기계, 벼 2t 등이 모두 탄 뒤였다.

영동=김을지 기자 e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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