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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김현주의 일상 톡톡] 자녀의 부모 부양 기대난…노후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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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지금부터라도 당장 은퇴 이후의 삶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여러 가지 현실적인 제약 앞에서 이렇다 할 준비를 엄두도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늦어지는 취업과 치열한 경쟁 속에 실제 경제활동 기간이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상당히 우려되는 부분일 것입니다.

대가족 체제였던 과거와 달리 오늘날에는 자녀의 부모부양 부담감이 훨씬 큰 상황입니다. 연로하고, 편찮은 노년의 부모를 어떻게 돌봐드리는가의 문제는 상당한 고민거리일 것입니다. 이는 먼훗날 다가올 자신의 노후와도 결코 무관하지 않습니다.

물론 이왕이면 집에서 연로한 부모를 모시고 싶어하는 마음이야 없진 않겠지만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현실적인 대안을 고민해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집을 제외하고 노후생활을 편안히 보낼 수 있는 공간으로는 요양원과 요양병원, 최근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실버타운이 꼽힙니다. 부모부양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과 실버타운 및 요양원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세계일보

10명 중 2명만이 자식들이 연로한 부모를 집에서 모시지 않는 것은 불효라고 생각했다.

전체 83.7%는 향후 실버타운에 거주하는 노인들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령인구 증가를 감안한 실버타운 정착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82.5%에 달했다.

향후 부모님이 연로할 경우 집 또는 실버타운에서, 편찮을 경우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서 모실 생각을 많이 했다.

실버타운에 비해 요양원은 병약한 노인들이 많고, 별로 가고 싶지 않다는 부정적인 이미지 강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버타운 및 요양원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더 이상 부모부양을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하지 않는 가운데, 집이 아닌 실버타운과 요양원 등의 노후생활 기관에서 부모 또는 본인의 노후생활을 고려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먼저 자식들이 연로하신 부모를 집에서 모시지 않는 것을 불효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전체 10명 중 2명(20.3%)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드시 부모님을 집에서 부양해야 한다는 인식 자체가 매우 옅은 것으로, 이런 인식은 연령에 관계 없이 비슷한 수준이었다.

부모부양에 대한 태도는 자식의 능력이나, 형편의 유무와도 큰 관계가 없어 보였다. 부양할 형편이 되는데도 부모를 실버타운이나 요양원에 모시는 것이 잘못된 일이라고 바라보는 시각이 각각 21.2%, 29.7%에 그친 것이다.

◆부모 병들어 아프고 힘들수록 자식이 곁에서 모셔야 한다는 응답 34.5%뿐

부모가 병들어 아프고 힘들수록 자식이 곁에서 모셔야 한다는 생각도 전체 응답자의 34.5%만이 가지고 있었다. 병든 부모를 자녀가 맡기보다는 실버타운이나 요양원과 같은 외부기관의 힘을 빌려야 한다는 생각이 커지고 있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전체 10명 중 9명(88.7%)은 만약 자신이 노년이 되었을 때 아파서 병상에 눕게 된다면, 곁을 지키는 자식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 것 같다고 생각을 내비치기도 했다. 부모가 병약해졌을 때 곁에서 모시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는 것을 넘어 훗날 자신이 병상에 눕게 되었을 때도 자녀들의 뒷바라지를 바자리 않고 싶어하는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물론 자신의 노후를 집이 아닌 다른 기관에서 마무리하고 싶어하는 것은 아니었다. 전체 응답자의 63.8%가 노후를 요양원에서 마무리하고 싶지 않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특히 20대(66.4%)와 50대(69.6%)의 뜻이 가장 강했다. 다만 실버타운에 대해서는 조금은 다르게 생각하는 모습도 살펴볼 수 있었다. 노후를 실버타운에서 마무리 하고 싶지 않다는 의견은 상대적으로 적은 32.8%에 그친 것이다. 요양원의 경우와는 달리 훨씬 고급스럽고, 관리가 잘 되며, 경제적 여유를 필요로 하는 실버타운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여진다.

전체 응답자의 83.7%는 향후 실버타운에 거주하는 노인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여성과 30대 이상에서 실버타운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더욱 많이 하고 있었다. 아예 자신이 원해서 자발적으로 실버타운에 입주하는 노인들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는 의견도 10명 중 8명(80.7%)에 이르렀는데, 은퇴 이후의 삶을 앞두고 있는 50대가 이런 생각을 가장 많이 한다는 점에서 실제 실버타운의 수요자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해볼 수 있었다.

물론 아직까지 국내의 실버타운은 외국만큼 발달하지 못한 상태이고(82.5%), 왠지 부유층만을 위한 주거시설이란 느낌이 있다(82.4%)는 것이 다수의 생각이었다. 이런 생각때문에서인지 전체 82.5%는 한국의 고령인구 증가를 감안한 실버타운의 정착이 하루 빨리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정부가 앞장서서 실버타운에서의 노후생활을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77.9%에 달했다.

그만큼 기존의 요양원에 비해 훨씬 긍정적인 이미지가 강하고, 보다 안락한 노후생활의 영위가 가능한 실버타운을 전략적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큰 것으로 보여진다.

아직까지는 부유층에게 편중되고 있는 실버타운에 비해 보다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할 수 있는 요양원에 대한 전망도 크게 다르진 않았다. 전체 78.5%가 앞으로 요양원에 거주하는 노인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바라봤으며, 앞으로 자기가 원해서 요양원에 입주하는 노인들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는 시각도 10명 중 6명(61.6%)으로, 실버타운에 비해서는 적었으나 상당한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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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이외에도 노후생활을 보낼 수 있는 다양한 기관들이 존재하는 가운데, 대표적인 기관인 요양원과 실버타운의 경우 사람들은 그 차이점을 확연하게 구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응답자의 72.4%가 요양원과 실버타운은 엄연히 성격이 다른 기관이라는 생각을 밝힌 것이다. 특히 연령이 높을수록 요양원과 실버타운의 차이점을 확실하게 인식하는 모습이 뚜렷했다.

부모 부양에 대한 의무감이 옅은 요즘 사람들은 향후 부모님을 어디에 모시고 싶어하고 있었을까. 먼저 부모님이 연로하실 경우에는 집(47.6%·중복응답) 또는 실버타운(46.2%)에 모시는 것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주로 많았다. 집에서 직접 부모님을 돌보거나, 기관에 맡겨야 한다면 시설 좋고, 고급스러운 실버타운에 모시겠다는 마음이 큰 것으로, 젊은 층일수록 집과 실버타운에 부모님을 모시고 싶어하는 마음을 많이 내보였다.

그에 비해 요양원(27.3%)과 요양병원(26.7%)에 연로한 부모님을 모시고자 하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적었으나, 중장년층의 경우에는 요양원과 요양병원에 모시겠다는 생각도 많이 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부모님이 편찮을 경우에는 대체로 요양병원(61.8%·중복응답)이나, 요양원(40%)에 부모님을 모시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은퇴 이후 삶 준비할 시기로 대부분 50~60대 꼽아…은퇴 후 가장 우려되는 건 결국 '돈'

한편 은퇴 이후의 삶을 준비하기에 적정한 시기로는 주로 50대(29.3%)와 60대(29.8%)를 많이 바라봤다. 물론 40대(22.3%)부터 은퇴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는 시각도 상당했으나, 아직까지는 은퇴 시기가 가까워졌을 때 그 이후의 삶을 생각하면 된다는 인식이 훨씬 견고한 것이다.

그러나 30대 응답자는 30대(24.4%)에, 40대 응답자는 40대(27.2%)에 은퇴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는 점을 통해 비교적 젊을 때부터 은퇴 준비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는 해석은 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은퇴 이후의 삶을 생각해봤을 때 가장 우려되는 요인은 뭐니뭐니해도 생활자금 부족 등의 경제적 요인(83.8%, 중복응답)이었다. 노후의 경제적 불안감이 클 것이라는 우려는 2011년 조사에 비해 더욱 높아진(11년 79%→17년 83.8%) 것으로, 특히 은퇴가 눈앞으로 다가온 50대(78.8%)보다는 20~40대의 불안도가 더 높은 특징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노년 건강을 염려하는 목소리(11년 36.7%→17년 47.7%)도 더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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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에 은퇴 이후에 자녀교육 및 결혼(21.9%), 재취업·창업(19.8%), 남는 시간 관리(12.3%), 사회적 역할 감소(10.9%)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이라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현재 사람들이 주로 많이 하고 있는 노후준비 방법은 적금(55.4%·중복응답)과 연금(53%)이었으며, 보험(45.1%)을 통해 노후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은 편이었다.

다만 적금(11년 49.4%→17년 55.4%)과 연금(11년 51.7%→17년 53%)과는 달리 보험(11년 50.4%→17년 45.1%)을 통해 노후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줄어드는 추세였다. 더욱 주목할 점은 아직까지 특별한 노후 준비 방법이 없는 사람들도 10명 중 2명꼴(19.4%)로, 결코 적지 않다는 것이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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