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1 (토)

[Why] 北미사일 맞을라… 동해에 민항기 사라졌다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亞-북미 운항기, 일본 따라 우회

피격 외에도 파편에 사고 날수도

'미사일 포비아(공포증)'로 동해 하늘길이 텅 비었다.

북한이 지난달 29일 예고 없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하고 2주가 흐른 13일 오전 3시 17분. 비행 중인 민간 항공기의 위치와 기종 같은 정보를 보여주는 웹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www.flightradar24.com )에 접속했다. 동해 상공은 휑뎅그렁했다. 일본 열도를 따라 태평양을 오가는 비행기들만 노란색으로 수두룩하게 보였다.<사진>

조선일보

/플라이트레이더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북한이 고각(高角) 발사한 ICBM은 동쪽으로 950㎞를 날아가 일본 배타적경제수역에 떨어졌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북한 영공에 대한 비행금지구역 지정을 검토 중이다. ICAO와 국제해사기구(IMO)에 사전 통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민항기엔 얼마나 위협적일까. 2013년 나로호 발사 때 한국은 페어링(대기권 통과 때 발사체를 보호하는 덮개)과 1단 추진체의 낙하 지점을 예상해 필리핀 동쪽 공해상에 200㎞×100㎞의 접근 금지 구역을 설정하고 하늘과 바다를 통제했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탄착점 근처를 지나는 민항기나 어선이 북한 ICBM에 피격될 확률은 작지만, 기술적 결함으로 공중 폭발해 파편이 흩어지면 피해 범위가 더 넓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열도 상공의 교통량은 하루 수백 대에 이른다. 이 교수는 "뭔가 잘못될 확률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높다"고 했다.

민항기엔 미사일 접근을 감지하는 레이더가 없다. ICBM 속도는 민항기보다 수십 배 빨라, 설령 본다 해도 피하기 어렵다. 공군 출신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K씨는 "GPS(인공위성위치정보) 교란이 더해지면 훨씬 더 위험해진다"며 "위도·경도 등 정확한 항로를 파악하기 어려운 탓"이라고 했다. 북한의 GPS 전파 교란 공격은 해마다 거세지고 있다.

현재 한국을 오갈 때 북한이 관할하는 평양 비행정보구역(FIR)을 통과하는 민항기는 러시아 국적기뿐이다. 합동참모본부는 "한·미 정보자산으로 북한 ICBM 발사 징후를 포착해 발사 직후 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 등 관련 부처에 전파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발사 정보를 받을 경우 북미 노선은 일본 쪽으로 더 우회해 운항할 것"이라고 했다.

[박돈규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