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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文 "북핵, 中 평화에도 큰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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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대학서 연설/북핵 문제 해결 긴밀한 협력 역설/“한·중 근대사 고난 함께 극복한 동지”/ 친선 역사 강조… 동질감 확산 공들여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베이징대 연설에서 ‘운명공동체’, ‘동지’라는 표현을 써 가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 등으로 멀어진 한·중 양 국민 간 정서적 거리를 좁히는 데 공을 들였다. 이를 위해 양국 교류·협력의 역사적 사례를 대거 인용했다.

세계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베이징대학교에서 ‘한·중 청년의 힘찬 악수, 함께 만드는 번영의 미래’라는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따지아 하오”(大家好·여러분 안녕하세요)라는 중국말로 인사를 건네며 연설을 시작한 문 대통령은 “오늘날 베이징대에는 1000명이 넘는 한국인 유학생이 수학하고 있다. 여러분이 베이징대의 자랑스러운 전통 속에서 더욱 빛나듯 한·중 관계도 수천년에 걸친 교류와 우호친선의 역사 위에 굳건히 서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이 번영하고 개방적이었을 때 한국도 함께 발전했다”며 당과 통일신라, 송과 고려, 명과 조선 초기를 예로 들었다. 문 대통령은 “양국은 (경제적 경쟁 관계가 아니라) 일방의 번영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운명공동체”라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중국을 ‘높은 산봉우리’ 등으로 치켜세우면서 주변국을 포용하는 ‘대국’의 자세를 넌지시 당부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중국공산당 19차 당대회 연설을 통해 단지 경제성장뿐 아니라 인류사회의 책임 있는 국가로 나아가려는 중국의 통 큰 꿈을 봤다”며 “중국은 단지 중국이 아니라 주변국과 어울려 있을 때 그 존재가 빛나는 국가”라고 말했다. 한국 등 이웃 국가들과 우호를 증진할 때 비로소 중국이 G2(주요 2개국) 국가에 걸맞은 국제적 위상을 확보할 수 있음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이 내건 ‘전면적 소강사회 건설’과 ‘중국의 꿈(中國夢)’이 자신의 ‘사람중심 경제’ 목표와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중 전략적 정책 협력 확대, 중국 일대일로와 한국 신북방·신남방 정책의 연계 등을 통해 양국이 ‘역지사지하며 서로를 알아주는 관계’로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중국몽이 중국만의 꿈이 아니라 아시아와 전 인류와 함께 꾸는 꿈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과거 일본 제국주의와 맞서 싸웠던 역사적 동질감을 바탕으로 북핵 문제 등 동북아 위기를 함께 극복하자는 염원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윤봉길, 김산 등 중국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들을 열거하며 “중국과 한국은 근대사의 고난을 함께 겪고 극복한 동지”라고 역설했다.

강연장 290석을 메운 베이징대 교수와 학생들은 연설 도중 14차례의 박수를 보냈다. 문 대통령이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으면 그게 곧 길이 되는 것이다’라는 루쉰의 말을 인용하며 “여러분의 도전정신이 양국의 ‘새로운 시대’를 앞당길 것”이라고 연설을 끝맺자 기립 박수가 터져 나왔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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