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7 (금)

뇌종양으로 아들 잃은 바이든과 뇌종양 투병중인 매케인의 우정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바이든, 토크쇼서 매케인 딸 위로

"내 아들 돌봐주던 네 아버지는 최고의 친구… 병마 이겨낼 것"

"우리 아버지도 여섯 달 전 뇌종양 진단을 받았어요. 세상을 떠난 당신 아들 보가 앓았던 그 병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비극을 겪으셨지만, 저뿐만 아니라 환자들을 위해서 조언을 해주세요."

13일(현지 시각) 방송된 미 ABC TV 토크쇼 '더 뷰'의 공동 사회자 메건 매케인은 초대 손님 조 바이든(75) 전 미국 부통령에게 질문하며 목이 메었다.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메건의 아버지는 지난 7월 뇌종양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인 존 매케인(81) 상원의원이다. 스튜디오가 일순 숙연해졌다.

2008년 미 대선에서 매케인은 공화당 대선 후보로, 바이든은 민주당 소속 부통령 후보로 맞붙었지만, 평소엔 가족끼리 교류하며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일어나 메건 옆으로 다가가 앉아 이야기했다. "뇌종양 치료에 돌파구가 마련되고 있다"면서 최근 신약과 치료법 개발 현황에 대해 설명했다. "완치될 수도 있으니 희망을 절대 놓지 말라. 우리는 이 망할 병을 이겨낼 것"이라고 하자 방청석에서 박수가 쏟아졌다.

이날 바이든 전 부통령은 아들 보가 세상을 떠난 2015년 5월 전후 상황을 담은 회고록 '아버지, 약속해줘요(Promise Me, Dad)' 출간을 계기로 방송에 출연했다. 보는 1972년 바이든의 부인과 딸의 목숨을 앗아간 교통사고에서 살아남은 두 아들 중 한 명이다. 델라웨어주(州) 연방검찰청장 등을 지내며 정치적인 꿈을 키웠지만 병마로 46세에 요절했다. 이날 방송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난치병 환자의 유가족으로 비슷한 아픔을 겪는 이들을 보듬는 시간이 됐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당적은 다르지만 국회의사당 동료로 각별한 우정을 쌓아온 매케인 상원의원에 대해 "우리는 아버지만 다른 형제 같다"고 했다. "내가 오늘밤에라도 '매케인, 당신 도움이 필요해요'라고 하면 그는 당장 비행기에 오를 겁니다. 나도 그럴 거고."

바이든은 메건을 바라보며 "자네도 어렸을 때 기억나지 않나? 자네 아버지가 내 아들 보를 돌봐주곤 했지. 매케인은 내 최고의 친구 중 하나야"라고 말했다. 방송이 나간 뒤 매케인 의원은 트위터에 "우리 가족에게 힘을 북돋워 주고 본보기가 되어준 조 바이든과 그의 가족에게 감사한다"고 적었다.

[정지섭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