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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더블린 명예시민권도 박탈당한 아웅산 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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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로힝야족 존중하도록 압박"… 英 옥스퍼드시에 이어 두 번째

조선일보

미얀마의 이슬람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인종 청소 논란을 방관해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아온 아웅산 수지〈사진〉 국가자문역이 아일랜드 더블린시(市) 명예시민권을 박탈당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더블린 시의회는 수지 자문역에게 1999년 부여했던 명예시민권을 박탈하는 안건을 표결에 부쳐 찬성 59표, 반대 2표라는 압도적 표차로 가결했다. 최근 미얀마 군부가 로힝야족에 대한 학살, 강간, 방화 등을 저지르자 62만명의 로힝야족이 방글라데시 등으로 피신했지만, 수지 자문역은 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했다.

키에란 페리 더블린 시의원은 아일랜드 인디펜던트 인터뷰에서 "로힝야족에 대한 탄압이 계속돼서는 안 된다"며 "명예시민권 박탈이 미얀마 정부가 자국 시민을 존중하도록 압박하는 데 기여하면 좋겠다"고 했다. 지난달에는 아일랜드 출신 록가수이자 사회 운동가인 밥 겔도프가 수지 자문역에 대한 항의 표시로 자신의 더블린 명예시민권을 포기했다. 당시 겔도프는 "살해와 인종 청소를 눈감고 공모한 사람과 명예를 공유한다면 나는 위선자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엔 영국 옥스퍼드 시의회가 1997년 수지 자문역에게 부여한 명예시민 자격을 박탈했다. 모교인 옥스퍼드대 세인트휴즈칼리지도 지난 9월 학교 정문에 내걸었던 그의 초상화를 내렸다. 수지 자문역은 수년간 가택연금 생활을 하며 미얀마 민주화 운동에 힘쓴 공로로 1991년 노벨평화상을 받았지만, 로힝야 문제가 불거지면서 노벨평화상 철회 요구도 빗발치고 있다.

[김선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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