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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중 경호업체 인력, 한국 기자들 집단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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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코트라 주최행사 문 대통령 취재 중

10여명이 사진기자 끌고가 폭행

정부, 엄중 항의·공안 수사 의뢰

중 “큰 관심…작은 사고이길 바라”



한겨레

14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 국빈방문 행사를 취재하던 <한국일보> 사진기자가 베이징 국가회의 중심 B홀에서 중국 측 경호 관계자에게 일방적으로 폭행 당해 쓰러져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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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장을 취재하던 한국 기자들이 14일 현장의 중국 경호인력한테서 집단으로 폭행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사건에 대해 중국 정부에 엄중히 항의하고, 외교부를 통해 중국 공안에 수사의뢰했다. 중국 공안은 이날 밤 9시부로 수사에 착수했다. 폭행당한 사진기자 두 명은 대통령 주치 의료진의 응급치료 뒤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정밀검진을 받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폭행에 가담한 이들이 (행사 주최 쪽인)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중국지사가 계약한 경호업체 직원들이라는 보고가 있어 상황을 파악 중”이라며 “폭행과 별개로 중국 공안에 현장 지휘 책임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도 사실관계를 엄밀하게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폭행 사건 개요는 이렇다. 이날 오전 10시50분께 한국의 ‘중국순방 취재단’의 일부 취재기자와 사진·영상기자들은 베이징 시내 국가회의중심에서 열린 한-중 경제·무역 파트너십 개막식에 참석한 문 대통령을 취재 중이었다. 행사장 내부는 붐볐고 문 대통령 동선을 취재하던 기자들과 현장 경호인력들은 수차례 충돌했다. 중국 경호인력은 이에 항의하던 <한국일보> 고영권 기자의 멱살을 잡아 넘어뜨렸고, <매일경제> 이충우 기자에게는 경호인력 10여명이 몰려들어 복도로 끌고 나간 뒤 집단 폭행했다. 이들은 넘어진 이 기자의 얼굴 부분을 발로 가격하기도 했다. 이 기자는 안구를 둘러싼 안와골절을 입었다. 폭행당한 두 기자는 15일 중국 공안에 출석해 피해자 진술을 한 뒤 저녁 비행기로 귀국할 예정이다. 두 기자의 귀국길에는 주중 한국대사관 영사가 한국까지 호송할 계획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는 이번 폭력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외교라인을 통해 엄중히 항의하고 신속한 진상파악과 함께 책임자 규명 등을 요구했다”며 “문 대통령도 사후에 이를 보고받고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밤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주중 한국대사관이 최선을 다해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트라는 이번 행사에 현지 보안업체와 계약을 맺고 190명 정도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트라 관계자는 “1천명 이상 행사는 중국 공안에 신고하게 돼 있고, 신고서에는 보안업체와의 계약서를 첨부하게 돼 있다”며 “코트라는 행사장(국가회의중심)으로부터 지정된 보안업체와 계약해 신고했고, 현장 지휘와 관리 감독은 중국 공안에 따랐다”고 말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행사는 문재인 대통령 방중에 맞춰 한국 측에서 주최한 자체 행사다. 비록 한국이 주최했어도 중국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큰 관심을 표명한다”며 “작은 사고이길 바란다. 한-중 양국의 관련 부분 각 방면은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준비를 위해 모두 노력했다. 양국은 이번 방중이 원만한 성공을 거두기를 바라는 목표는 일치한다”고 말했다.

중국외신기자협회(FCCC)는 성명을 내어 “2017년 중국에 거주하는 언론인이 폭력을 당하고 있다는 보고를 여러차례 받았다”며 “언론인에 대한 폭력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베이징/김보협 기자, 김외현 특파원 bh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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